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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gjeje Feb 27. 2024

테라로사

광화문 테라로사에는

넓은 창가에 홀로 앉아

차 한잔에 하루를 적시는

향기 품은 자리가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연인들의

여유로운 웃음 뒤로

 세월에 묻혀버린 감정을

거북목에  지고 가는 뭇 발걸음들이

여백의 유리창에 한줌 연민을 그려낸다.


그 너머 신문사 전광판에는

애달픈 세상의 소식들이

연이어 줄을 짓다 사라지고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니


따사로운 테라로사의 온기는

어느새 냉기가 되어

식어버린 찻잔에 머물고

지나간 연인들의 한가로운 웃음마저

경계진 인생의 무심함에 야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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