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일본
일제강점기 반일 교육을 열렬히 받은 나는, '일본이 한국보다 10년은 빠르다'는 말을 싫어했다.
가보니까, 10년은 거뜬히 빠르긴 빠르더라.
내가 일본 가기 전부터 일본사회에 등장했다고 봐야지.
이래서, 재벌들이 선진국 가서 본 신문물들을 국내에 도입해서 돈을 버는 것 같다.
지금 한국에 생긴 사회현상도, 새로운 직업도, 이미 일본에서 보고 온 게 꽤 있다.
미니멀리즘, 반려동물 장례 문화. 결혼 안 하는 젊은이들. 1인 가구, 고독사. 코딩 유행. 등 일본에서 이미 봤던 현상을 세월이 지나서 한국에서 또 보고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온 기분이다.
심지어. 보이스피싱같은 범죄 유형까지. 한국에서 보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도어락 범죄>이다.
일본에서 <도어락의 부작용>에 대한 방송을 봤다.
그 당시에, 한국은 도어락이 유행하지 않았다. 보편화가 되지 않았다.
근데, 중간중간에 한국을 드나들면서 달라지는 풍경을 느꼈다.
우리집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때, 가끔 다른 층에 멈추면 하나둘씩 도어락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은 이제 유행되는데, 일본은 벌써 <도어락의 부작용>에 대해 방송했다.
그 방송에서 도어락의 비번을 알아내는 수법을 보여줬다.
카메라로 촬영해서 비번 알아내기. 지문 묻은 걸로 비번 알아내기. 기타 등등.
현재, 한국에서도 사용 중인 수법들을 그 방송에서 봤다.
제일 간단한 방법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어떤 물건으로 여는 건데, 그건 아직 한국 수법으로 등장하지 않았다. 나는 그걸 보고 도어락을 불신하게 됐지. (지금은 도어락 기술이 발전했을 수도 있지.)
그 당시에, 나는 일본에서 도어락을 쓰는 집을 못 봤어.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내 자취방도 다 열쇠였다.
한국은 도어락만 쓰는 집이 많다.
열쇠 안 갖고 다니는 편리함을 위한 건데, 열쇠 장치를 달 필요가 없지.
그때, 프로그램 MC가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서,
나는 한국에서 여전히 열쇠를 들고 다니는 불편함을 유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