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기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밀리 Sep 27. 2024

나는 무언가 계속하고 있다.

이제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열정을 다해 힘을 내고 있는데,

어디선가 스크래치가 나 버리니깐 한순간에 

모든 의욕이 무너져 버렸다.


그 순간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해 보았다. "나. 는. 지금 무. 얼. 하. 고. 있. 는. 거. 지?" 무언가는 계속하고 있다. 이건 여기에 도움이 될 것 같고, 저건 저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무언가 계속해서 배우고, 채우고 싶어 한다. 그러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도 하는 것처럼 채워지지 않는 갈급함이 있었다. 


모든 의욕이 사라졌을 쯤에 알았다. 나는 지금 무언가 결핍되어 있다. '그건 뭘까?'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무엇이

자꾸

공허하게 만들까?


이 모든 것이 이상을 향한 멋진 꿈이 아닌 헛된 욕망이었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라" 그렇게 사람들에게 외쳤지만, 결국 나는 그러지 못했다. 현실을 바라보았을 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망뿐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계획적으로 해내는 것은 남들 이야기인 것만 같았다. 나는 그냥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다. 그동안 하면 다 되었다. 그러나 여기서 깨닫게 되었다. 그건 내가 한 것이 아니라, 나와 함께 한 모든 이들을 통하여서 이루어진 것이다. 


창피했다. 나의 본연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 창피했다. 사람들 앞에 거론되는 것이 싫어서, 나에게 집중되는 것이 싫어서, 그래서, 그렇게, 계속 깊이 있게 무언가를 하지 못하고, 계속 겉만 뱅뱅 돌고 있었다. 나는 무언가를 계속하고 있다. 그런데 계속해서 겉만 뱅뱅 돌고 있었다. 에잇, 그러네, 그래서 그런 거네,


그러면 지금 나는 무얼 해야 하나?

비움이 필요하다. 매듭을 지어야 할 것에 대해 매듭을 짓고 새로이 시작해야 한다. 

그러면 그동안 해 왔던 것들을 어찌해야 하나?

시작을 했는데 끝을 봐야 하지 않니?

여기서 또 갈팡질팡 한다.

계속 제자리에만 맵돌기를 하고 있다.

그렇게 살아온 지 벌써 5년이다.


이제 꿈틀대기 시작했다. 사람들 앞에 서기를 시작한다. 소심한 사람이 자꾸 사람들 앞에 서려고 하니 복잡하네, 그러면서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너무나 좋네, 이런 도대체 어쩌라는 거지? 나도 모르겠다.


그래서, 움츠리려고만 했던 나를 펴기로 했다. 이제는 그렇게 해야만 한다. 

거창한 꿈을 이루려고?

아니다. 매달 25일이면 찾아오는 각종 고지서들로 인해서 이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에잇, 결국 돈 때문에 정신 차린 거니? 

매거진의 이전글 갑작스런 지인의 아픈 소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