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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레 Oct 26. 2024

다크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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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때문인지, 약 때문인지 하루종일 몽롱하고 피곤하다. 요 며칠 이런 상태인데 아무리 고함량 비타민과 커피를 마셔도 정신이 번뜩 깨질 않는다. 사무실에서도 주변인들의 목소리가 유난히 소음처럼 들리는 그런 날이다. 


다시 병원에 갔다. 두 달 동안 새로운 약을 테스트했었다. 아예 안 먹을 때보다는 상태가 나아졌지만, 아직도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다. 지긋지긋하다. 대체 뭐 때문에,라고 불평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유를 알고 있다. 7년 전쯤 나 스스로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혹사시켰다. 강아지였으면 동물 학대다. 그 여파가 아직까지 나를 괴롭힌다. 이제 좀 나아질 만도 한데…


역시 몸이 안 좋으면 마음도 부정적으로 변한다. 아이폰에 라이트/다크 모드가 있는 것처럼 나도 양쪽을 왔다 갔다 한다. 아이폰 모드는 선택할 수 있지만 내 모드는 감정에 지배당하는 중이다.


최근 읽은 심리학 책에서 나 같은 HSP*들은 부정적인 감정에 매몰되기 쉬우니, 제삼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라고 했다. 글을 쓰면서 나를 타자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실제 상황보다 부정적으로 인식하거나 한없이 우울해지지 않도록. 한평생 초예민자로 살아온 만큼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이 연습의 과정을 하나씩 올릴 예정이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쓰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엮이고 감정이 정리될 것이라 믿는다. 


*HSP : Highly Sensitive People의 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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