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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호 Jan 12. 2023

내가 연애를?

 거의 7년을 연애해야겠다는 생각을 안 하고 살았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데, 다른 사람에게 마음 쓰기도, 신경 쓰기도, 감정 소모하기도 다 귀찮았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엄청난 스트레스였고 두려움이었다. 나 같은 사람은 연애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도 있었다.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어느 날 문득 연애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첫 만남부터 나에게 호감을 표현해 주는 사람을 운 좋게 만나게 되었다. 아직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나도 좋았다. 왜 좋은지 여러 번 생각해 봤는데, 굳이 이유를 찾지 않기로 했다. 좋으면 좋은 거지, 이유가 꼭 필요할까 싶었다. 만날 때마다 마냥 좋고 이렇게 행복할 수가 있나 싶다가도, 불안함이 동시에 고개를 든다. 내가(또는 상대가) 변하지는 않을까, 더 알아가면서 싫어지지는 않을까. 이 설렘과 떨림이 무한히 지속되지는 않을 텐데.


 여러 가지 의문은 있었지만 만남을 이어가기로 했다.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생각이 너무 많은 탓인지도 모른다. 겉으로만 봐서는 알 수가 없다. 몸을 던져 넣고 마음을 바쳐야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다.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다. 일단은 몸을 던지고 마음을 바치기로 했다. 열심히, 그리고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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