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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병택 Apr 25. 2021

아이도 허리가 아플 수 있다

성인과 같은 청소년 유병률의허디디스크, 허리통증

    

  1:1로 치료하는 특성상 한 명을 치료하고 다음 사람은 대기를 한다. 중학교 2학년 학생의 치료가 끝난 후 나가자 다음 차례이신 분이 들어오면서 묻는다. “저 학생은 왜 오나요?”, “허리통증이 있어서 재활운동을 하고 있어요.”, “아이도 아플 수 있나요?”, “네, 청소년도 다양한 원인으로 아플 수 있어요. 요즘은 학생들도 꾸준히 치료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청소년도 아플 수 있다. 청소년은 성인과 유사한 발병률을 보이며 아이도 허리통증을 겪을 수 있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 역학(epidemiology) 및 보건통계학부 존스(G T Jones) 교수와 연구팀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요통과 역학 관계를 조사 발표했다. 역학은 질병 또는 특정 집단에 발생하는 건강 관련 원인과 빈도, 분포를 통계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청소년의 허리통증 발병률은 성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20세까지 70~8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은 젊기 때문에 건강해서 허리통증이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성인과 발병률이 비슷하다.    


  허리통증에 대한 여학생과 남학생을 비교한 연구에서도 여학생들의 허리통증 위험도가 남학생에 비해 약 3배 가까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과 마찬가지로 청소년 역시 남성보다 여성이 더 허리통증을 많이 겪는다. 여성은 초경이 시작될 때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겪는다. 급격한 성장을 하면서 골반도 넓어지고 키도 크면서 척추가 길어진다. 척추 주위 근육이나 인대가 충분히 잡아주지 못하고 약하면 허리통증을 앓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키, 체중, 체질량지수(BMI) 등은 허리통증, 허리 가동성, 척추 주변 근육과 연관성을 가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신체활동과 움직이지는 않는 정적인 비활동(sedentary activity),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기계적 부하를 주는 생활습관에 대한 조사 연구가 있었다. 신체활동에 대해서 역도, 보디빌딩, 조정(rowing)과 같은 특정 스포츠를 할 때와 정적인 비활동성(sedentary activity)을 할 때만 허리통증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너무 안 움직이거나 너무 무리해도 문제가 된다.    


  필자는 첫 직장생활을 스포츠재활병원에서 시작했다. 국가대표를 포함한 유명한 스포츠 스타들과 운동선수들이 재활을 하는 병원이다. 축구, 골프, 야구, 배구, 농구, 태권도, 조정 등 다양한 종목의 프로와 아마추어 선수들이 있다. 청소년이지만 허리통증을 비롯해 아픈 곳이 많았다. 시합과 단기간에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위해 많은 훈련을 하고 스포츠 기술 특성상 반복적인 동작을 많이 한다. 시합 중이나 훈련 중에 손상이 생겨서 병원에서 재활을 하는 것이다. 도중에 슬럼프도 겪고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들도 상당히 많다.

    

  나이는 젊지만 청소년도 특정 부하로 인해 허리디스크나 주변 척추 구조물에 퇴행성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추간판은 조기에 퇴행성 변화가 잘 일어나는데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부터 시작된다. 운동선수나 허리에 무리를 많이 주는 활동들을 하면 더 일찍 퇴행성 변화가 생긴다. 추간판에 변화에 큰 영향을 주는 원인이 반복되는 과부하이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과부하로 추간판의 수핵 내 수분이 점점 감소하면서 추간판의 높이가 줄어들고 주위 구조물들에 손상으로 허리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움직임이 거의 없고 가만히 있는 비활동(sedentary activity)도 허리통증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를 적절하게 움직이면 연골종판은 확산 작용을 통해 디스크에 영양 공급이 된다. 가만히 있으면 추간판에 영양 공급이 덜 하고 허리통증에 영향을 준다. 요즘 청소년들은 의자에 오랫동안 앉아 있어서 공부하거나 게임을 하는 등 자주 움직이지 않고 자세 또한 좋지 않다. 한 자세로 오래 있게 되면 근육이 오래 쓸 수 있는 근지구력도 부족해진다. 잘못된 자세가 되고 결국 허리에 무리가 된다.    


  청소년들에게 자세는 중요하다. 성인도 그렇다. 학부모님들은 아이가 나쁜 자세로 체형이 구부정하고 안 좋으면 속상해한다. 자세를 바르게 하라고 말해도 듣지 않는다며 대신 이야기해달라고 부탁도 하신다. 집에서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도 치료를 받을 때는 제법 진지해서 생활습관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자세와 생활습관은 허리통증이 심하거나 만성화됐을 때 단기간에 해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천천히 자세와 생활습관을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도 허리가 아플 수 있다. 성인보다 척추가 유연하고 성장으로 회복이 빠르지만 오히려 급격한 몸의 변화와 과부하로 허리통증이 일어날 수 있다. 첫째, 무리하게 반복적인 활동을 하지 않도록 한다. 운동선수처럼 스포츠 기술 특성과 훈련 양이 많으면 문제가 된다. 몸을 관리하고 잘 쉬어야 도움이 되고 회복된다. 둘째, 너무 안 움직여도 허리통증이 일어난다. 의자에만 앉아있거나 하루 종일 누워서 쉬는 것도 문제가 된다. 적절하게 움직여야 척추도 건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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