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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인빌런 Oct 02. 2024

[와인] 167장의 와인 사진

2023.9.15


얼마 전에 알게 된 아이폰의 놀라운 기능. 사진첩을 열어 오른쪽 아래 돋보기 모양을 눌러 ‘와인’을 검색했다.11,371장의 사진 가운데 167장의 와인 사진이 추려졌다. 중간중간에 맥주병, 바디로션 같은 것들이 몇 장 끼어 있긴 했지만 꽤나 정확했다. 내 삶의 이런 장면장면에 와인이 있었구나.

아이폰이 찾아 준 와인 사진들




2014년 12월 6일 마드리드의 한 호텔. 밤 늦게 도착해한국에서 가져 온 컵라면에 웰컴 와인을 곁들이며 스페인 여행을 시작했다.

신라면과 웰컴 와인

2018년 11월 27일. 스파클링 와인 클래스를 기획해 고객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장소는 가오픈 중이었던 친구네 와인숍, 강사는 소믈리에 친구. 친구들의 도움으로 한땀한땀 소중하게 기획했던 이벤트였다. 호텔에서 마시면 한 병에 170만원 한다는 샴페인 포함 총 6병의 와인을 시음했는데, 제일 싼 모스까또 다스티가 제일 맛있다는 게 중론?!?

호텔에서 마시면 170만원 짜리 샴페인

2020년 8월 14일. 친구들이 와인을 들고 우리집에 놀러 왔다. 집에 있길래 그냥 가져 왔다는 와인, 어떤 와인인지 네이버에 검색을 해봤다. 루 뒤몽 쥬브레 샹베르땡 2017. ‘신의 물방울’에 나온 와인이라고? 이렇게 좋은 와인이었다고? 우리 셋 다 눈이 동그레졌다.

신의 물방울에 나온 그 와인

2021년 4월 24일. 휴가를 내고 친구네 가게에서 낮술을 했다. 화이트 와인을 레드 와인 잔에 마시는 게 요즘유행이라나? 도대체 이런 유행은 누가 만드는 거야?

큰 잔에 화이트 와인

2021년 9월 25일 추석 연휴 부모님댁. 저녁 먹으려는데 아빠가 와인을 딴다. 아빠가 언제부터 와인을?!? 마트에서 산 만원짜리 와인, 그래도 달달하니 맛있구나.

마트에서 산 만원짜리 달달이

2022년 4월 28일. 4개월을 야근으로 지새게 했던 프로젝트가 끝났다. 힐링 타임이 필요했다. 오후 반차를 내고 요가 수련을 하고, 회사 근처 레스토랑에서 우아한 ‘혼점’을 했다. 이 날의 쇼비뇽 블랑은 최고였다. 곱창김성게알파스타(이렇게나 이름이 직관적이라니?)와도 너무 잘 어울렸다.

최고의 쇼비뇽 블랑

2023년 7월 발리. 요가하고, 와인 마시고, 참 행복한 날들이었다. 인도네시아는 힌두교 국가라 술에 세금을 많이 부과하고 있어 한국보다 와인이 훨씬 더 비싸다. 인생 미고렝을 4,000원에 먹으면서, 곁들이는 와인은 한 잔에 만원씩 주고 마셨다. 그래서 더 귀하고 맛있었다.  

인생 미고렝(와인 사진은 찍은 게 없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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