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를 마치고 볕이 좋아서 근처 공원엘 갔다.
꽃이 피지 않으면 무슨 나무인지도 몰랐을 텐데,
지금은 온전히 자기만의 계절이라는 듯 자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천천히 거니는 사람들, 앉아서 볕을 쬐는 사람들,
나처럼 이 찬란함을 어떻게든 사진으로 남겨보려 애를 쓰는 사람들….
프랑스는 마스크 착용이 더이상 의무가 아니라서 사람들은 모두 하나 같이 맨얼굴을 드러내고 있었다.
고집스럽게 마스크를 쓰고 있던 내가 되레 멋쩍어 나도 슬쩍 마스크를 벗어본다.
숨을 맘껏 쉬는 자유!
살랑거리는 바람에 목련 향이 실려온다.
목련은 꽃 한 송이 한 송이가 크고 소담해서 아기자기한 벚꽃, 매화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그러나 그 크기와 색으로 화려함을 뽐내기보다 우아하고 단아하다.
툭, 툭, 떨어진 꽃 잎들.
만끽하지 않으면 괜히 서러울 것만 같은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