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주간 이직 준비를 했다. 정확히는 하는 중이지만. 솔깃한 연봉과 확실히 보장되는 주말, 미래가 있어 보이는 업무 내용이 나를 셀프 고생길로 인도했다. 준비를 하는 중에 가장 힘든 것은 마음을 다잡는 것이었다. 이미 내 마음은 새로운 근무지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고, 내가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는 이 지긋지긋한 곳을 벗어나 있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회사에서의 업무량은 역대 최저치라 멍 때릴 시간이 많았다. 나는 머릿속으로 높아지는 연봉으론 뭘 더 살지 마냥 떠올렸다. 그러다가도 문득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거라는 위협이 급습하기도 했다. 다음 달에도 난 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며, 내 연봉과 근무지, 업무 내용 중 그 무엇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걸. 두 가지 잡념을 쫓아내며 나를 어필하는 글을 적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어차피 내 경력으로는 가망 없어 보이는데, 그냥 쉬면 주말을 잘 보낼 수 있을 텐데 하는 마음과 이미 마음을 먹었는데 한자라도 더 적어보자 하는 마음이 수시로 충돌했다. 점심시간에는 밥 대신 잠을 택했다. 업무를 하면서 이 시간에 자소서 적고 싶다는 생각을 끝도 없이 했다. 이 왔다 갔다 하는 마음을 눌러내며 이직을 시도하고 끝내 성공해내는 사람들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새삼 했다. 이직 계획에 여름휴가도 미루고 이러다가 실패하면 다 똥 되는 거야 하는 생각도 하면서 오늘도 퇴근 이후에 카페로 출근하려고 맥북을 짊어지고 나왔다. 제출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한자 두자 추가하거나 빼거나 해야지. 머무르는 결과가 나오면 새로 산 맥북으로 편집이나 열심히 공부해야지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