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엄마와 같은 날 쉰다.
나이를 먹으면서 하루하루가 짧다.
젊다는 그 시절엔 하루 하루가 길어서 매일을 얼른 시간이 갔으면하고 바랐는데, 요즘엔 너무 짧아서 하루를 늘 붙들고 싶은 마음뿐. 특히, 엄마와의 시간은 더 그렇다.
누군가의 젊음을 먹고 자란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하루 하루를 스스로의 기준에 맞게 헛되지 않게 사는 것.
부끄럽지 않은 오늘을 보내고 내일을 맞이하는 것. 어찌보면 가장 쉬우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닌가. 오늘도 엄마의 젊음을 먹는다. 아주 아주 감사한 마음으로, 이 시간이 정말로 천천히 흘러갔으면 좋겠다.
봄쑥전은 시장에서 한 장에 천원 주고 산 것, 이건 봄을 먹었다고 보면 된다. 이 세상에 봄을 파는 가게가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