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산책

by 슈히

박하는 골몰했다. 참석자는 둘 뿐이었다. 박하는 댕댕과 단 둘이 만나는 건 어색할 것 같아서, 다른 모임에서 회원을 한 명 더 모집했다. 산책 모임 당일, 세 명이 집결지에서 만났다.

“안녕하세요!”

댕댕이 인사했다.

“잘 지냈어요?”

박하가 그에게 안부를 물었다. 댕댕은 연한 색 청바지를 받쳐 입고, 얇은 연두색 니트와 가벼운 검정 점퍼를 걸쳤다. 박하가 보기엔 그의 옷차림이 다소 추워 보였지만, 봄나들이에 어울리는 모양새를 갖춘 셈이었다.

‘마치 싱싱한 새싹 같군!’

박하가 운전했다. 셋 중에 가장 연장자이기도 했고, 만나자고 제안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녀의 차에 두 남자가 탔다. 조수석에는 은마가, 뒷좌석에는 댕댕이 자리했다.

“지인 한 명 데려왔는데, 괜찮죠?”

박하가 댕댕에게 동의를 구했다.

“네, 그럼요. 전 괜찮아요!”

댕댕은 흔쾌히 대답했다.

그들이 탄 차는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도로를 달렸다. 이동 도중 별 대화는 없었다. 주차장에 주차한 후, 내려서 비탈길을 걸었다. 가파를 경사를 만나자, 박하는 다소 숨이 찼다.

“와, 누나 콧대가 예술이네요!”

댕댕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의문이 든 나머지, 박하는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우리 지난번에도 봤잖아요.”

“지난번엔 이렇게 가까이에서 누나를 보진 못한 걸요.”

“그렇군요. 댕댕 님은 콧대가 낮네요.”

댕댕은 대답이 없었다. 순간, 박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가만! 이거 혹시, 외모 칭찬인가?’

댕댕은 줄곧 박하의 곁에서 걸었다. 그는 은마와 일절 대화를 나누지 않았고, 그건 은마 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초면이라서 어색하고, 사내들끼리는 특별히 궁금한 점이 없어 보였다. 이윽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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