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 Vancouver에 가다
항상 배고픈 아침.
London Drugs 런던 드러그에서 산 그래놀라 Vanila 아몬드 우유에 퐁당.
토스트 위 뿌린 드레싱과 시즈닝 가루는 야채 믹스에 들어있던 것 재활용.
얼른 돈 벌어서 배고픔을 면하자.
오늘도 한 손 가득 이력서를 들고 활기차게 길을 나서본다.
버스 정류장 가는 길 뭉게구름이 아름다워.
이날은 Chainatown 근처 카페를 돌아보았다.
여기도 그냥 길 가다가 눈에 들어와서 무작정 들어간 곳.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분위기가 괜찮아 보였다. 그렇지만 역시나 우리는 직원을 뽑지 않아~~라는 피드백.
여기 말고 다른 지점을 가보라는 익숙한 답변을 들으며, 그래도 꿋꿋이 이력서를 전달하고 나왔다.
걷다 보니 Yale Town 예일 타운 앞이야~
살짝 Ghetto한 다운타운 분위기와 달리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었다. 딱 산책하기 좋은 동네 바이브.
아 여기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또 떠올렸다.
여기서부터 그냥 조금이라도 Fancy하게 보이는 식당은 무조건 들어갔다. 하지만 그런 곳은 그만큼 이미 수북한 이력서 무덤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찾아온 구직자들의 프로파일이 파일 안에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음.
그래도 혹시나.. 하는 실오라기 같은 희망을 가지며 apply form을 작성하고 나온다.
많이 걸었더니 허기가 져서 들어간
마루가메 우동 Marugame Udon.
차이나타운 스테이션 근처에 있고, 가게 내부가 굉장히 컸다. 사실 큰 기대는 안 하고 들어갔는데 이 냉우동 미쳤다. 토핑 제외 가격이긴 하지만 6-7천 원 대면 기본 메뉴를 먹을 수 있다. 살인적인 밴쿠버 물가에서는 빛과 소금과도 같은 가게다.
이 날도 살짝 더운 날씨였는데, 냉우동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면도 엄청 쫀득쫀득하고, 국물 맛도 가볍지 않아서 절대 저렴한 퀄리티가 아니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우동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다시 와서 다른 메뉴들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넌 감동이었어.
오늘도 활기찬 그랜빌 스테이션 Granville Station.
엑스포 라인 Expo Line 타고 집으로 갔다.
매일매일 집 보러 다니기 & 리쥬메 드랍 지옥으로 지쳐가던 와중에 드디어 친구를 만났다.
사실 현지에는 아는 친구가 없었는데,
그러던 중 Bumble 범블이라는 어플을 알게 되었다.
이 어플의 특이점은 보통 다른 어플처럼 데이팅 모드도 있지만, 'BFF 모드'라고 동성친구 사귀기 모드가 가능하단 것이다!
그래서 거기서 알게 된 일본인 친구를 만난 날!
친구가 와보고 싶다고 한 잼 카페 Jam Cafe를 방문했다.
그런데 웃긴 게 여기 사실 어제 맨 처음으로 리쥬메 드랍한 곳이다. 어젠 구직자, 오늘은 손님 ㅎ
알고 보니 주말에는 오픈부터 줄을 설만큼 유명한 곳이었다. 우리도 살짝 대기하긴 했지만, 금방 안내를 받아 야외 자리에서 먹었다. 시나몬 팬케이크를 시켰는데 진짜 양이 어마어마하다.
저렇게 4 등분해서 각자 1조각씩만 먹고
나머지는 To Go 함. 3-4인용은 될 듯...
그런데 특별한 토핑 없이도 정말 맛있었다.
맛집 인정!
드디어 와 본 개스타운과 증기 시계.
하도 실망스럽단 얘기를 많이 들어서
애초에 기대감 제로였으나 진짜 작긴 작았다 ㅎㅎ
그래도 증기와 함께 소리도 나고 한 번쯤 구경할 만은 했다.
Downtown 보다 조금 더 관광지스러운 거리 분위기와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아 볼거리가 생각보다 많다고 느껴졌다. 테라스나 거리에서 분위기를 즐기기 좋은 식당들도 많아서 여름에 꼭 다시 오고 싶다!
다운타운 구경을 충분히 하고
우리는 씨버스 Sea Bus를 타보기로.
강을 가로질러 가야 도착하는 노쓰 밴쿠버 North Vancouver로 가기 위해 타는 교통수단이다. 쉽게 말해 배를 타고 15-20분 정도 가면 노쓰 밴쿠버에 도착한다. 씨버스는 컴패스 카드 2 존 가격으로 책정되지만, 주말에는 1 존 가격에 이용가능하다.
오히려 사람 많은 날에 교통비를 덜 받는 밴쿠버.
이것이 선진국 시스템인가!
우리나라로 치면 2호선인 Expo line 종점 워터프론트 역 waterfront station에서 씨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씨버스 대기 장소.
이날도 정말 정말 날씨가 좋았다!!
그래서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돌아다닌 듯.
씨버스 위에서 경치 감상하기에 최적의 날씨.
전면에 창문이 있어서 배 위에 가만히 앉아
밴쿠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왜 이런 거 너네만 누리고 있었던 거야?
노쓰밴쿠버 도착!
도착하자마자 론즈데일 Lonsdale 역을 걸어 나가면 바로 앞에 부두 Quay가 있다.
걸려있는 자물쇠조차 그림 같다.
외쳐! 낭만 밴쿠버
정말 날씨가 다했던 이날.
구름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는 거니.
이곳에 앉아 있는데 심심치 않게 아이유, BTS 등
K pop이 계속 나와서 반가우면서도 신기했다.
역광이어도 낭만이라 용서할게.
론즈데일 정거장 광고 게시판에 붙어있던
폴리곤 갤러리 The Polygon Gallery.
역에서 Quay까지 쭉 따라 걸어 나오자마자 위치해 있다. 1층에는 기프트샵, 2층부터는 전시장이다.
호기심에 전시장까지 올라와봤는데 따로 요금을 받지 않았다.
전시장은 건물 외관만큼이나 넓은 공간을 자랑했다. 공간에 비해 작품개수는 많지 않아서 오히려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다. 촘촘하지 않은 전시가 전시 무드와 더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예전에 뉴욕에서 갔었던
노구치 뮤지엄 Noguchi Museum이 떠올랐다.
뮤지엄 자체가 작품인. 전시와 공간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마침 오늘의 내 색깔도 Black.
한 층 더 올라와보니 방안에 혼자 앉아있던 아이.
속눈썹&눈동자 디테일 어쩔 거야.
휴 아직도 끝나지 않은 뷰잉 지옥.
내 집은 도대체 어디에! 나는 과연 이 도시에서 살 수 있는 것이냐! 과연 화장실 공유가 가능한 말이냐!
이 날 다운타운 콘도 2곳을 뷰잉 했었는데 하나는 일본 남자 2과 셋이서 콩알만 한 세면대와 화장실을 쉐어했어야 했고, 부엌과 거실은 총 5명이 써야 했다. 그래서 탈락.
다른 한 곳은 마스터룸이라고 가장 큰 방을 한국인 여자분과 둘이 나눠 쓰는 케이스였는데, 가격적으론 굉장히 메리트 있었지만 쓸 수 있는 옷장의 크기가 굉장히 작았고.. 집에 와서도 이어폰을 끼고 생활해야 하는 상황에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또 탈락.
빡칠 땐 한식이지.
길모어 스테이션 근처 위치한 치밥 CHIBOP. 직원분들이 전부 한국인인 김밥집이다.
내가 시킨 건 컵밥인데, 제육과 잡채와 샐러드 구성이다. 엄청 만족! 김밥도 몇 번 사 먹었는데 괜찮았다.
타코 프라이데이 Taco Friday!
어느새 이곳도 완연한 가을. 단풍국의 계절이 찾아오고 있었다.
이날은 라멘 가게 면접보고 근처 홀푸드 마켓 Whole foods market을 갔는데, 이렇게 밖에서 먹을 수 있는 자리가 있었다. 아직은 일 구해지기 전이었어서 마냥 기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싱숭생숭한 마음을 단풍 구경, 사람 구경으로 달래 보기.
하 나를 진정으로 위로해 줄 건 나는 SOLO 뿐.
도시락은 아시안 마켓 T&T에서 마감세일로 산 건데 딤섬은 괜찮았는데 밥에서 뭔가 쉰내가 났다.
그래도 그냥 먹었다..
버나비 공공도서관에서 메트로폴리스 가는 길.
아직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여긴 이렇게 나무에 조명 장식 해놓은 곳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래서 문득 연말감성이 올라와서 기부니가 조타.
아름다운 건 한 번 더 보기.
역시 사람은 가끔 콧바람을 쐬줘야함을 또 한 번 체감하며 충만했던 하루들을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