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익상 Sep 19. 2023

순식간-이미지들의 시대

이미지 생성형 AI 관련 잡감 + 관련 글 링크

순식간-이미지들의 시대. 5초만에 흩뿌려지는 이미지가 어떻게 이미지에 대한 감상을 지워내고 있는지에 대한 단상. 미드저니 v4 정도 성능은 족히 뽑아주는 무료툴 ideogram.ai 를 폰으로 손쉽게 테스트해 보다가.


이제 아래와 같은 이미지를 볼 때 우리는 감상 전에 생각한다. 이건 a. AI가 그린 걸까 b. 진짜 사진일까/사람이 그린 걸까. 그리고 순서도는 이상하게 그려진다. 


a. AI가 이만큼 대단해졌구나, 프롬프트 뭐 넣은 걸까, 나도 한번 만들어 볼까. 이미지에 대한 감상 없이 기술과 프롬프터에 대한 감탄 혹은 내가 AI와 만들어볼 이미지에 대한 상상으로 이어진다. 다른 방향들도 있겠으나, AI가 그렸다는 정보 혹은 판단 앞에서 이미지에 대한 감상이라 할 만한 것이 가능할까? 혹은 이제 감상이란 무엇이었던가, 무엇인가를 따져 물어야 할 때가 아닌가.

여행가방 속 고양이 1
여행가방 속 고양이 2


b. 방향의 순서도라고 해서 과거의 감상과 같지는 않다. AI가 ‘묻었을’ 가능성, AI 이미지 퀄리티와의 비교 등으로 이 시대의 감상은 시작된다. 그리고 AI가 만든 숱한 이미지들의 존재 사이에서, 사람이 시간 들여 그린 그림들은 적어도 디지털 스크린 상에서는 오히려 존재감을 잃는다. 너무 많아서 좀처럼 감흥을 주지 못하는 이미지썸네일들, 그 사이에 공들여 그린 누군가의 그림이 있다 해도 알아차리기란 어렵다. 이제는 제작 과정을 메타적으로 기록하고 그 기록을 첨부하는 식으로 다른 감상을 유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과정의 과시로 감상을 대체하기. 영상으로 이미지에 권리를 부여하기?


여행가방 속 고양이 3


어쩌면 이제 이미지는 이미지 홀로보다는 타이틀/텍스트와 함께 존재할 때, 이미지들과 텍스트들의 결속체로서 존재할 때(만화), 혹은 내가 직접 찍은/그린 경우에나 예전과 비슷하게 감상되지 않으려나. 이런저런 단상의 파편을 그러모아 쓰다 보니 공항 도착. 이 글은 사람이 썼다. 이미지 두 개는 ideogram.ai 에서 생성했고, 하나는 집에서 찍었다.






그러고 여행 다녀왔더니 만화규장각에 기고한 ‘이미지 생성 AI와 저작권‘ 2부가 올라왔기에 공유해 둔다. 1부는 ‘저작권 관련 법적 이슈와 침해에 대한 대응’을 2부는 ‘AI 학습과 활용의 위험’을 다뤘다. 


아래 그림은 2부에 첨부한 이미지. 내가 스테이블디퓨전으로 생성한 이미지들 사이에 고흐가 그린 ‘밤의 카페 테라스’(학습 데이터셋 중 일부)가 하나 섞여 있다. 어느 게 고흐가 그린 것이고 어느 게 AI가 그린 것일까? 식별이 어렵지는 않지만, 대충 Café Terrace at Night by Vincent van Goch 정도의 프롬프트를 넣으면 유사한 이미지가 잔뜩 생성된다는 점이 포인트.

참고용으로 생성해 본 이미지 사이에 고흐의 작품이 섞여 있다.


심지어 인용한 논문에서는 학습 데이터와 거의 동일한 출력도 일어난다고 한다. 이처럼 학습 데이터를 거의 유사하게 ‘암기’하는 AI의 학습을 두고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나는 스테이블 디퓨전 초기 모델의 학습은 저작권 침해가 심각했다고 생각하고, 그 이후 civitAI 등에 공유된 파인튜닝 모델들 대부분은 더 직접적인 저작권 침해였을 거라 생각한다. 꽤 많은 공부 끝에 당도한 결론이다. (다만 최근 발표된 SDXL 등 모든 이미지 생성 AI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저작권 침해 없는 학습 과정을 거친 AI가 있을 수 있다거나 앞으로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은 폐기하지 않음.)


이런 생각을 담은 긴 글. 한번 읽어봐 주시길.


“생성 AI를 통해 저작권 침해를 저지르면서까지 AI를 학습시키고 준비시키고 있는 평범한 행위자로서의 인간과 그들의 욕망이 있다. 평범하고 순수한, 하지만 누군가의 권리를 침범할지도 모르는 욕망과 그것을 추구하는 인간. 이 광경 속에서 묻게 된다. 인간은 AI를 내세워 어떤 새로운 형태의 저작권 침해를 만들어 내는가? 그것은 어떻게 경계될 수 있으며, 제도와 문화는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책임 있고 창의성이 존중되는 세계에서 만들어진 예술을 감상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과 꼭 나누고 싶었다. 제도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지금이 그것을 논의할 적기다.”



스테이블 디퓨전 모델 1.4에 프롬프트로 getty image를 넣으면 getty image 워터 마크가 붙어나오기도 한다.

이미지 생성 AI와 저작권

- 1부 저작권 관련 법적 이슈와 침해에 대한 대응

https://www.kmas.or.kr/webzine/cover/2023080033



<디퓨전 모델에서 훈련 데이터 추출하기> 논문에서. 상단 이미지는 학습 데이터 셋의 이미지, 하단 이미지는 추출한 이미지.

https://www.kmas.or.kr/webzine/cover/2023080041

이미지 생성 AI와 저작권

- 2부 AI 학습과 활용의 위험

매거진의 이전글 <슬램덩크>에 페미니즘 끼얹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