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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사쁨 Oct 14. 2024

엄마로서 이것만큼은 자신 있다

"핸드폰에 왜 이옇게 내 사진이 많아"

"왜 많은 것 같아?"

"나 좋아해서?"

"맞아. 엄마 눈엔, '너만 보인단 마뤼야'"


무슨 노래인지도 모르고 하이가 깔깔 웃는다. 느끼한 눈빛에 어깨를 흐느적대며 손목 스냅을 꺽어 손가락으로 하이를 가리키는 모양새가 재미 있나보다. 남편도 터졌다. 두 변씨가 날 보고 이렇게 학학거리며 웃으면 얼마나 기쁜지. 웃기는 것도 중독이다.

 

'뽀로로의 파자마파티'를 읽어주던 날 '뽀로로의 아모르 파티'라고 읽고 싶던 걸 간신히 참았지만 다음 날은 되지 않았다. 더이상 자중하고 자제할 수 없었다.


"하이야 엄만 뽀로로의 아모르파티라고 읽고 싶어!"


"그게 몬데."


"노래야. 불러줄까?춤도 있어."


"자기야."


남편의 '자기야'는 여러 버전이 있는데 이건 '여보 제발요. 그거 지금 아니에요.'를 함축한 스톱 사인이지만 난 이미 마음을 먹었다. 아무도 날 막을 수 없다. 금요일 밤은 이상하게 흥이 오른다.


"엄마가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싶었거든."


역시 내아들. 춤도 춰달라고 난리가 났다. 하이도 일어섰다. 이미 웃고 있다. 눈이 반짝인다. 저 기대하는 눈빛이 날 미치게 만든다.  


연애는 퓔수!

결혼도 퓔수!



인쉥은 쥐금이야야야야

야야야야 야야야야


암!모르 파튀!

삐빕비 삐빕비 삐빕비 삐비비

삐빕비 삐빕비 삐빕비 암!


모르 파튀!

삐빕비 삐빕비 삐빕비 삐비비

삐빕비 삐빕비 삐빕비 삐비비


시작하자 마자 터진다.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니 객석은 난리가 났다. 머리를 감싸쥐던 남편도 얼굴에 주름이 잔뜩 잡힌채 웃는다. 하이도 깡총 뛰고 빙글 돈다.


엄마로서 진짜 자신 있다. 널 웃게 할 자신, 리고 잠자리 독서.



* 다음날 아침, 무한도전 영상으로 독후활동까지 했어요! (출처 : 유튜브 채널 올끌)

https://youtu.be/jTQNsUDoO-8?si=LqCeiMuA8uSVFAog



 진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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