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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희 Nov 14. 2023

하나씩, 천천히 바꾸어 가기(1)

우리는 이미 다이어트하는 법을 알고 있다

  여태 내가 한 다이어트를 분석해 보았을 때, 모든 걸 한 번에 또 급하게 바꾸려 했던 게 가장 큰 실패 원인이었다.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해 생활 습관을 바꾸기로 했다. 단, 급하지 않게 천천히 하나씩 바꾸어 가기로 했다. 내가 최우선으로 바꿔야 할 것은 수면 습관이었다. 당시 나는 퇴사한 지 1년이 된 백수였고 워낙 밤의 시간을 좋아해서 모두가 잠들 때 깨어 있고 모두가 깨어 있을 때 잠들었다. 그야말로 생활 패턴이 보통의 사람과 반대였다. 더군다나 한창 해외 축구에 빠져 열심히 토트넘(이라 쓰고 손흥민 선수라 읽는다)을 응원하던 시기였기에 일찍 자는 건 내게 불가능했다. 하지만 바꿔야 했다.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올바른 수면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는 알고 있었으니까.



늦은 밤 연거푸 마시던 커피부터 끊었다. 커피 마시며 책 읽고 일기나 글 쓰는 걸 매우 좋아하지만, 원활한 수면을 위해 저녁부터는 마시지 않았다. 그리고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한 시간씩 당겼다. 일찍 잠드는 게 처음부터 될 리 없고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건 더욱 할 짓이 못 된다, 라는 판단에서였다. 그 좋아하던 해외 축구도 너무 이른 시간의 경기는 보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 취침 시간을 당기다 보니 자연스레 기상 시간도 당겨졌고 2주 정도 노력해 보통의 생활 패턴을 되찾았다. 습관을 바꾸는 건 이렇게 어려운 거였다. 2주 정도 걸린 일을 다이어트 시작하자마자 바꾸려 했으면 나는 또 실패했을지 모른다. 


  2주 동안 고생해서 되찾은 나의 기상 시간은 8시였다. 8시에 무조건 일어날 거야, 하며 정한 건 아니다. 그냥 8시에 자연스레 눈이 떠졌고 그 시간에 기상하는 게 가장 개운했다. 내게 맞는 기상 시간을 찾고서는 그 시간을 기준으로 내 계획이 시작됐다. 일어나서 화장실 갔다 바로 체중 재기부터 아침 먹기, 책 읽기, 글 쓰기, 점심 먹기, 몽이랑 산책하러 가기, 저녁 먹기, 일기 쓰기 등 내가 계획한 모든 일과를 끝내면 딱 10시였다. 그러면 나는 졸리지 않더라도 우선 침대에 누웠다. 그래야 내일 8시에 제대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래야 내 하루를 알차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잘 자니 체중도 더 잘 내려갔다(물론 수면뿐 아니라 식습관도 하나씩 바꾸어 가며 건강히 먹었다). 덕분에 체중계 위에 올라 체중 재는 것이 두렵거나 무섭지 않았다.



  우리 피티 선생님은 내게 자주 말한다. 자는 동안 살이 빠진다 혹은 잘 자야 살이 빠진다, 라고.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좋은 수면 습관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 당시 나는 어떻게 이걸 혼자서 생각하고 바꾸려 노력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신기하고 29살의 내가 기특하기도 하다. 다이어트에 성공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생각과 습관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바꿔 나가야 한다. 내 자신이 견딜 수 있는, 나만의 속도로 말이다. 급할 필요 없다. 갑자기 바꿀 필요도 없다. 그저 내게 맞는 속도로 하나씩 바꾸어 나가자. 잘 자는 만큼 살 빠지고 일상도 더 활기차지니까!



* 사진: Unsplash의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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