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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즈 May 05. 2021

음악의 의미

우리 인간들은 무엇이든지 간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항상 노력을 합니다. 물론 음악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비발디의 <사계>나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처럼 표제가 붙어 있는 곡들은 마치 어떤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표제가 붙어있는 음악은 표제가 붙어있지 않은 음악(절대 음악) 보다 언제나 대중들에게 더 많은 인기를 얻습니다.(사실, 비발디는 <사계> 말고도 수많은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했지만 <사계>를 제외하고는 딱히 생각나는 작품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비발디의 <사계>가 가장 큰 인기를 얻은 것은 그 곡이 비발디의 많은 곡 중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계>라는 제목이 대중들의 뇌리에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예로, 악성 베토벤은 총 32개의 주옥같은 피아노 소나타를 남겼지만, 언제나 대중들이 먼저 기억하는 작품들은 <비창>, <월광>, <열정> 같은 별칭이 붙어있는 작품들입니다.


▲ 독일 본에 있는 베토벤의 집에 전시된 그의 피아노. 벽면에는 슈틸러가 그린 베토벤의 초상화가 걸려 있습니다.


음악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표제와 마찬가지로, 음악을 쉽게 접하게 하는 데에는 가사도 한몫을 합니다. 우리는 노래를 듣고 있으면 음악이 가사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착각일 뿐입니다. 그 노래를 가사 없이 허밍으로만 듣거나, 아님 아예 반주만 들어보세요. 그렇게 들어보면 그때는 그 음악이 당최 무엇을 말하려는지 좀처럼 알 수 없을 것입니다. 노래의 의미는 음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는 데는 대개 안타까움이나 사색에 관한 가사는 단조의 느린 곡에 붙여지고, 불안이나 격렬한 감정을 표현하는 시나 가사는 높은 음의 빠른 곡에 붙여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단조의 느린 곡에는 차분한 가사를 붙이고, 높고 빠른 곡에는 긴장감이 넘치는 가사를 붙이는 걸까요? 이에 대한 가장 믿을만한 대답은 음악이 인간의 신체 움직임을 반영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차분하고 평안한 상태일 때에는 긴장하고 화가 났거나 공포에 질렸을 때보다 심장도 천천히 뛰고 말을 할 때도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하게 되니까요.


사실, 우리가 음악에서 어떠한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우리가 듣는 클래식 음악들은 원래 아무런 의미도 없는 그저 추상적인 소리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음악의 의미를 이해한다고 굳게 믿는 우리의 경험, 감정, 분위기 등을 총동원해서 음악을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핵심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기 위해 가장 많은 사용하는 방법은 그것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역사의 흐름 속에는 일종의 보편적인 진실이 감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음악을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음악의 전체 역사를 간략하게나마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음악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의 사람들 특히 음악가들이 생각하고 추구했던 것들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뮤즈의 클래식 여행은 다음 칼럼부터 음악의 객관적인 변천과정과 함께 음악가들이 생각한 음악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각 시대에 유행했던 음악과 음악가들을 살펴보면서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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