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우면 지는 거다? 부러움 안에 있는 마음의 소리
<고민사연>
안녕하세요. 이제 서른 살 된 직장인 8년차 입니다. 요즘 문득 잘 살고 있는 것인지 고민이 듭니다.
일하느냐 바쁘다는 핑계로 갈수록 만날 친구도 없고, 연락 오는 사람도 거의 없어요.
이번 서른 생일을 기점으로 더 초라해지네요. 생일에 기프티콘을 50개를 받아 답장하느냐 피곤하다는 직장동료를 보고 있자니 잘 못 살았나 싶습니다.
소개팅 상대한테 에프터도 없으니 괜히 나이 탓하며 초조해져요. 다들 주말에는 데이트하러 간다 바쁜 것 같아 제가 더 이상 낄 틈이 없습니다.
불안한 미래, 불투명한 연애 어떻게 해야 잘 수 있을지 막막한 요즘입니다.
푸념이 길었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 제가 근래 가진 고민과 너무 똑같아서 놀랐어요. 그래도 취미를 갖고 새로운 것을 배우다 보니 도움이 되더라구요. 취미를 한 번 가져보세요.
☞헬스를 시작해서 꾸준히 하고 있는데 만병통치약은 안되네요.
☞ 고작 기프티콘을 부러워 하지 마시고 잘 하고 계신 것 같으니 계속 달리시죠. 파이팅입니다.
☞ 우울해 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요. 아직 어리시니까 앞으로 새로운 기회가 올 거다 생각하고 힘내세요.
☞ 잘 하고 계세요. 앞으로 30년 더 일하실건데 건강 먼저 챙기세요. 나부터 바로 서야 됩니다.
☞ 기프티콘 50개를 받았다는 것은 50개를 주었다는 걸텐데 인싸로 사는 삶도 피곤할 겁니다.
누군가한테는 별거 아닌 일에 나만 부러움을 느낀 일이 있는가? 기프티콘 50개를 받은 사람을 보고 누군가는 부럽고, 누군가는 피곤하겠다 싶고, 누군가는 무관심하다. 그런데 그 사람을 내가 부러워 하고 있다면 그 것은 나의 결핍된 부분과 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제법 오래된 일이지만 시어머니와 시누이 언니가 싸우는 모습을 보고 부러웠던 적이 있었다. 시누이 언니가 떡라면을 끓여달라고 했는데, 시어머니가 떡이며, 만두며, 마늘에 파까지 잔뜩 넣는 바람에 떡국에 라면을 끓인 듯한 음식이 나오자 시누이 언니가 "엄마, 떡라면을 끓여달라했는데 떡국을 끓이면 어떻게"라며 소리치자, "먹기 싫으면 그냥 둬라. 내가 다 먹으면 된다."고 어머니가 맞받아 쳤다. 그런 그 둘을 보고 있자니 부러웠다. 참고로 둘은 제법 진지하게 이 사건으로 다투고 있었다.
글을 쓰고 있는데 아들이 놀아달라 한다. 마침 인간의 부러움과 질투심에 대한 글을 쓰고 있던 중이라 아이에게 물었다.
"웅아, 웅이는 누가 부러워? 받아쓰기 백점 받은 00이가 부럽니?"
"아니! 나는 엄마가 부러운데?"
"왜? 왜 엄마가 부러워?"
"엄마는 돈을 벌고 마음대로 쓸 수 있으니까. 엄마는 현질도 할 수 있잖아."
"이 녀석아 엄마는 돈이 아무리 많아도 현질은 안한다!"
부러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 모두가 모든 것을 부러워 하진 않는다. 누군가의 무언가를 부러워 하고 있다는 것은 내가 가진 결핍을 보상받고 싶은 것이다.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다툼이 부러웠던 나는 싸울 수 있는 관계의 친정엄마가 갖고 싶은 것이고, 엄마가 부러운 아들의 마음에는 온라인 게임에서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기프티콘 50개를 받은 이가 부럽고, 주말마다 데이트하는 친구가 부러워졌다면 내 안에 마음의 소리가 말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과는 다른 관계를 맺고 싶은 나의 욕구 말이다.
부러우면 지는게 아니라 부러워 하는 내 마음을 심리적 에너지로 사용해보자. 아들러가 열등감이 인간을 성장하게 하는 심리적 에너지로 본 것처럼 말이다. 우리 아들은 조만간 현질 안 해주는 엄마를 뒤로 게임을 한 단계 넘어갈 것이다. 어쩌면 나도 이 글을 쓰고 나서 어색하게 엄마한테 연락을 해볼 지도 모른다. 결국 부러움은 내가 어디로 나아가고 싶은지,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지를 비춰주는 나침반이 되기도 한다. 파괴적인 질투심으로 자라나지 않도록 부러움 가득 찬 나의 마음을 보듬어 줘 보자.
나의 부러움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부러움 리스트를 작성해보자. 같은 자극을 모두가 부러워하지 않는다. 내가 반복해서 부러워하는 대상이나 사물이 무엇이 있는지 작성해보자
나는 가까운 친구가 혼자 세계일주를 한 이야기를 들으면 부럽지 않지만 책을 써서 북콘서트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부럽다.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번 사람은 부럽지 않아도 소통으로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유명 강사를 보면 부럽다. 생일에 많은 이의 축하를 받는 사람은 부럽지 않지만 친정엄마와 박 터지게 싸우고 또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화해하는 친구의 모습이 부럽다. 나의 부러움을 리스트하여 살펴보면 내가 변화하고 싶은 방향이 보이게 된다.
부러움의 대상이 원하는 것을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가 무엇이었는지 계산 해 보자. 생일에 기프티콘 50개를 받기 위해 그 사람은 최소 50명 이상의 사람들의 생일과 기념일을 캘린더에 빼곡히 적어놓고 평균 일주일에 한 번은 다른 사람들의 생일을 챙기고 있었을 것이다. 50명에게 만 원씩 선물했으면 오십 만원의 비용도 필요할 것이다.
일하며 육아하며 책을 출간한 사람들은 아이들이 모두 잠든 늦은 밤 혹은 어스름한 새벽에 노트북을 켜고 잘 써지지도 않는 글에 머리를 쥐어뜯으며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고민하는 수 일의 시간들을 보냈을 것이다. 부러움의 상대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지불했어야 하는 대가가 무엇이었을지를 구체적으로 계산 해 보자.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희생해야 하는데 우리는 종종 단편적인 모습을 보며 부러움을 증폭시킨다.
내 마음에 부러움을 인정하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를 계산하고 났다면 우리는 두 가지 중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고 인식하면 부러움을 멈출 것이고, 대가를 계산 해 보니 나도 해 볼 만 하다 생각되면 변화를 도전하는 것이다. 나는 책을 출간한 주변 사람들을 부러워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 수 많은 시간 동안 나는 내가 책을 쓰지 않는 수 십 가지의 이유 – 바쁘다, 내 글은 형편 없다 등– 를 핑계로 미루면서도 출간했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오면 나도 쓰고 싶다는 마음들이 커졌다. 그런 마음들이 자원이 되어 이 책이 되었다. 부러움의 마음을 멈추든지, 변화하든지 그 것은 나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다.
[활동지 처방] 부러움 다루기
‣ 1단계 : 인식하기
나는 무엇을 부러워하고 있나요? 기프티콘을 많이 받은 동료, 해외여행을 자주 나가는 동료, 최근 리모델링을 한 집, 식물을 잘 키우는 사람 등 나의 부러움이 어디를 향해있는지 부러움 리스트를 작성해보자.
[부러움 리스트 작성하기]
‣ 2단계 : 대가 계산하기
내가 부러워하는 대상 및 행위를 유지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 예를 들어 리모델링을 한 집이 부럽다면 리모델링에 드는 비용과 집을 비워야 하는 비용, 그 비용을 다른 곳에 투자 했을 때까지 등을 비교하여 대가를 계산 해 보자. 화폐가치 뿐만 아니라 시간, 노력, 에너지 등도 포함해서 계산해야 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에 성공한 친구가 부럽다면 그 친구가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고 참아야 했던 절제력과 매일 아침 운동을 해야하는 인내력도 포함해서 대가를 계산해야 한다.
[대가 계산하기]
‣ 3단계 : 선택하기 – 멈출 것인가? 변화할 것인가?
대가를 계산해 보았다면 아래의 저울에 득과 실을 비교해보자.
당신은 부러움을 멈출 것인가? 변화할 것인가? 변화를 결정하였다면 변화를 위해 시도할 수 있는 나의 시도들을 적어보자. 예를 들어 생일에 50개 기프티콘을 받기 위해 직장 동료의 생일 마다 커피 쿠폰 1개씩 보내며 안부 인사 전하기가 엑션플랜이 될 수 있다. 당신의 변화를 위해 지금 당장 해 볼 수 있는 작은 실천 하나는 무엇인가?
[변화 실천 리스트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