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덕질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소 Feb 03. 2024

1화 -나도 포도알 구경 좀!

 피켓팅 이야기

-2022년 6월 3일의 기록이다.

사진 출처 : 물고기 뮤직 / 인천콘서트 성료 사진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가수 임영웅은 요즘 고양을 시작으로 해서 단독콘서트 전국 투어 중이다. 어제는 인천 콘서트 티켓팅이 있었다. 내가 사는 곳에서는 너무 멀어 갈까 말까 고민하던 중에 되면 가고, 안되면 말고 라는 심정으로 똥손인 내가  혼자서 도전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참 간사한 게 막상 티켓팅에 실패하고 내 손에 티켓이 없으니 너무 가고 싶어지는 것이다. 경기, 서울 사람들이 이를 빡빡 갈고 덤볐는지 이번에는 포도알 구경은커녕, 문 앞에서 계속 튕기기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티켓팅에 성공했다는 사람들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나라며 당* 등에서는 티켓팅이 끝나자마자 비싼 가격에 티켓들이 올라오고 있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겠지만 이런 사람들 때문에 순수한 팬심에서 콘서트를 가고 싶어 하는 팬들이 표를 못 구해서 속을 끓인다. 여기서 포도알이란  티켓팅 좌석을 말한다.  1초라도 손이 느리면 포도알 구경만 실컷 하고 정작 티켓을 손에 못 잡는 경우가 많다. 티켓팅 도중에 나오는 보안문자 때문에 여러 번 버벅거리다가 손에 다 잡은 티켓을 놓치기 일쑤다.


 임영웅 팬이라면 요즘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게 임영웅 단콘 티켓을 손에 쥐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전국 아들 딸들의 효도경쟁에 불이 붙었다고 할까?  임영웅은 10대부터 90대 이상까지 남녀노소 팬층이 다양하지만 특히 50~60대 중년 팬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티켓팅도 아들, 딸, 며느리, 사위, 등등 자식들이 선봉에 나서서 티켓팅을 해주는 집들이 많다. 하긴 나만해도 아들한테 티켓팅을 부탁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연이어 세 번 실패하는 것을 보고는 나보다 더한 똥손이다 싶어 이제는 아예 부탁조차 안 하지만 하여간 아들이 해서 티켓팅에 성공했네, 딸이 해줘서 좋은 자리 앉게 됐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저 부럽기만 하다.  티켓팅에 성공해서 티켓을 안겨주는 자식들이 영웅시대 팬들 사이에서는 효자, 효녀 소리를 듣는다. 지금은 오로지 임영웅을 보러 갈 수 있는 티켓, 그것도 좋은 자리 티켓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팬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물론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팬들이 있다. 나 또한 그러하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란 게 하나를 가지면 또 하나를 가지고 싶은 법.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 돈을 똑같이 지불하고도 누구는 가까이에서 눈 맞춤하고 누구는 면봉 같은 크기로 봐야먄 한다. 대형 스크린이 곳곳에 있긴 하지만 쌩눈으로 보는 것에 비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하늘 좌석이라도 (2층 계단석) 좋으니 표 한 장이라도 손에 쥐길 나 또한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요즘은 음악방송에 나온 임영웅을 보거나 음원사이트에서 임영웅의 노래를 듣고, 또는  엄마나 할머니 따라서 콘서트에 다녀온 아들, 딸들, 손주들이 임영웅 무대를 보고 반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임영웅의 인기가 한껏 높아지고 있다. 지인 중에서도  엄마 따라 창원 콘서트에 다녀온 20대 딸이 콘서트 끝나마자마자 콘서트장 문 앞에서 팬카페에 가입하고, 임영웅의 흔적을 찾아 밤새 인스타를 뒤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임영웅의 인기가  점점 더 고공행진 할수록 엄마들의 포도알 따기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어려워질 것이다.


 콘서트를 안 간 사람은 있어도 한번 본 사람은 없다는 임영웅 콘서트, 고퀄리티야 말할 것도 없고, 3시간이 순삭으로 지나갈 반큼 버라이어티 한 임영웅 콘서트. 첫 단콘인 고양 콘를 보고 홀릭 한 팬들의 입소문으로 티켓 전쟁은 불이 더 붙었다. 팬카페 수만 해도 17만 5천 명이 넘었으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


 영웅시대라면 누구나 소원하겠지만 나도 티켓팅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보라색 포도알이 쫘악 깔린 포도밭을 꿈꾼다. 내가 입맛대로 두 알(1인 2매 한정이라)을 딱 골라서 나올 수 있는 그날이 언제쯤 올까. 과연 그런 날이 내게도 오기는 할까?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잖아. 일단 지금은  취소표 줍줍하러 나는 오늘도 인천 콘 포도 밭으러 간다.



2024년 2월 3일 토요일, 지금 현재 임영웅 공식 팬 카페 회원수는 201,337명이다.


#티켓팅

#피켓팅이야기

#임영웅

#영웅시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