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인이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입원 중인 한의원에 다녀왔다. 한의원 있는 2층 카페에서 수다 좀 떨다 왔는데, 평일엔 힘들게 살고, 오늘 오래간만에 여유를 좀 누려봤다. 나이도 , 성격도 다르고, 외모도 전혀 딴판인 세 사람이 모였다. 헤어스타일만 해도 쇼컷, 단발, 긴 생머리 다 제각각이다.
장애인 사회복지시설 운영, 아이들과 책 읽고 이야기 나누고, 부동산일 하다 잠시 쉬는 중이고, 직업도 저마다 다르다. 얼핏 보면 공통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조합인데, 딱 한 가지 큰 공통점이 있다.
바로 셋 다 '임영웅'팬이라는 거. 그것도 '찐팬'이라는 거. 한마디로 '덕질 인연'이다. 바쁜 현생으로 자주 뭉치지 못하지만, 이렇게 한 번씩 모여 수다 떨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덕질 인연이라고 덕질 얘기만 하진 않는다. 서로 알고 있는 귀한 정보를 주고받기도 한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여러 에피소드를 공유하면서 감정의 교감을 나눈다. 연예인 좋아하는 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 적도 있고 , 다들 시간적 여유가 많나 보네 지레짐작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덕질 세계에 입문해 보니 치열하게 현생 살면서 시간 쪼개어 위로받고자 덕질 중인 분들이 많았다.
나도 그렇다. 본업에서 오는 스트레스, 글쓰기 잘 안 돼서 힘 빠질 때, 현생에서 오는 많은 부딪힘들... 다 위로받고 있다. 무엇이 되었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라면 각자 끌리는 것에 눈길 주면서 스트레스를 풀면 될 터이다.
이기주 작가님 책 <언어의 온도>에도 이런 문장이 나온다.
무언가에 취하지 않으면, 무언가에 홀리지 않으면 별 재미가 없는 게 인생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때론 중독이라도 된 것처럼 애착을 갖고 무언가에 깊이 있게 파고들 때 팍팍한 삶을 견딜 수 있다.
<언어의 온도> p.191
한 번뿐인 인생, 이젠 눈치 보는 삶과는 헤어지고 싶다!
덧 ) 2022년 11월 5일 날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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