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는 먹고 자고 하는 사이클을 반복하다가 점점 깨어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점점 우리같이 먹고 놀고 자고 하는 사이클을 가지게 된다. 둘째는 신생아 2주 동안은 거의 잠을 안 자고 울어서 너무 걱정이 되었다. 프랑스 소아과 의사는 "그냥 옆에다 눕혀봐. 몸무게는 늘어나고 있으니 괜찮아." 발달이 잘 진행되고 있다니 다행이다. 결국 내 가까이에 두다 보면 자연스럽게 잠에 들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이니 계속 내가 안거나 내 옆에 두었다. 그도 그럴것이 뱃속에 40주간 있다가 갑자기 나와서 엄마랑 떨어지니 불안한 것은 당연한 인간의 심리 아니겠나?
생후 50일 혹은 생후 100일의 통잠의 기적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혹은 수면 교육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 가? 수면 교육을 잘하면 생후 50일이나 100일이 되면 통잠을 잔다는 것이다. 아, 통잠이란 깨지 않고 4-5시간 잔다는 말이다. '수면 교육', '통잠', '50일의 기적' 등을 블로그에 검색해 보면 엄청 많은 엄마들이 글을 올린다. 소위 말하는 성공사례들을 올린 샘인데 표면만 보면 아이들은 다 100일이 되면 통잠을 자야 할 것 같이 보인다.
첫째를 키우면서 이런 통잠의 기적은 없어 나 자신을 많이 비난하고 내가 뭘 잘못했나 자책을 많이 했다. 엄청 많은 블로그들을 읽고 동영상들을 시청했다. 아이가 스스로 혼자 잠을 못 청하는 데 이건 내가 애를 잘못 키워서 그런가?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런 걱정을 할 수 밖에 없는 게 첫째가 생후 50일이 지나도 새벽에 내리 3시간을 울어 병원에 가야 되나 고민했던 밤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애를 몇 시간 동안 안고 달래니 예상보다 빨리 손목터널증후군이 왔었다. 통잠에 도움이 된다는 분유 먹이기 (분유를 먹어야 밤에 든든해 잘 잔다고 하는 말이 있다), 스와들업으로 모로반사 줄이기, 쪽쪽이 등을 해봤지만 다 소용이 없었다. 오로지 안아서 재워야 했다. 주변 사람들이나 블로그들, 맘카페 댓글들을 보면 안아서 재우면 '손탄다'고 해서 평생 안아서 재울거냐고 하는 데 '하... 이렇게 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많이 들면서 아이가 자야 되니 안아서 재우지면 마음은 편치 않았다.
둘째도 똑같을 까? 걱정이 많이 되었다. 신생아는 하루에 여러번 재우는 데, 자주 깨어나면 자주 다시 재워야 한다. 첫째와 둘째를 같이 케어하는 데 손목터널증후군이 다시 올까 무서웠다. 걷는 것도 힘든데 손목까지 못 쓰면 어떻게 될까..? 그런게 걱정과는 달랐다. 둘째는 생후 50일이 될 때쯤 낮에는 30분이 되어서 깰 때도 있긴 하지만 밤에는 4시간을 자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낮 밤 구분이 되었고, 잘 잘 때쯤엔 둘째 침대에 놓아 재우기도 했다. 첫째와 달리 스와들업을 적응을 잘해서 계속 입히다가 모로반사를 경험하면서 자는 게 자연스러운 거라고 해서 스와들업을 벗겼더니 '이게 왠걸?' 의외로 잘 잔다. 스와들업을 벗기고 프랑스 아이들 처럼 gigoteuse (아기 침낭) 이라는 아래가 막힌 수면 잠옷을 입혀서 재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후 1개월이 되니 잘 자기 시작했다.
생후 1개월밖에 안 됐는데, 아이의 수면을 통해서 첫째와 둘째는 기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첫째는 변화에 많이 예민하고 그것에 불안했던 것이고 둘째는 덜 예민한 편이었던 것이다. 이런 변화에 민감하고 불안한 첫째를 소위 말하는 수면 교육이라는 것을 하려고 몇 시간 울게 놔두고 무시했다면 (블로그에서는 이걸 울게 놔두는 게 아니라 느리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한다) 과연 어떤 아이로 자랐을까? 부모는 자기 자식을 잘 알고 모든 아이마다 성향과 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본능이 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게 최우선인 것임을 알게 되었다.
둘째야, 덜 예민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