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운영 자영업자가 한 달 쉬면 손해가 얼마일까요
올해로 3년 차에 카페를 시작한 지 20개월 정도가 지나고 있다.
여름이면 찾아오는 온갖 벌레들, 높은 습도로 힘들게 만들어놓은 디저트들의 눅눅해짐, 휴가철이면 조용해지는 카페 근처의 골목들.. 이런 지난여름을 겪고 나니 다음 여름은 꼭 쉬어야겠다고 생각을 해왔었다.
가능하다면 해외를 다니며 휴가를 보내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고 처음 계획은 일주일에서 2주 사이를 잡았으나 어느새 다른 어딘가에서 한 달 살기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니 실천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게다가 가게 문을 한 달이나 닫아놓고 쉬게 되면 큰일 나는 것 아닌지 지금 쉬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가지고 걱정 가득 오만가지 생각이 들다가도 휴가철 직전에 점점 줄어드는 손님들을 보며 다시 한번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마음을 먹게 해 줬다.
정말 감사하게도 휴가가 정해지고 집기들과 식자재들을 정리하는 중에 대량주문이 들어와서 일주일간의 고생 끝에 휴가직전의 업무들을 화려하게 마무리하고 떠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멀지 않은 곳으로 찾아보니 역시 휴가철이라 모든 곳이 비쌌으며 가게 근처에 있는 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 있으면 쉬어도 쉬는 게 아닐 것 같은 느낌이었고 쉬고 있으면서도 계속 가게 생각만 하게 될 것이라는 나름대로 논리적인 결론을 내리고 정한 장소는 진해였다.
진해는 여름휴가로 많이들 가는 부산과 가까웠고 기차로도 창원역에서 30분 내의 거리에 있으며 서울을 제외하고는 연고가 없어 딱히 가볼 기회가 없던 경상도 지역을 쭉 둘러보고 올 수 있는 곳이었으며 벚꽃 시즌이 아닐 때에는 조용한 동네이기도 하고 제일 좋은 점은 나의 일터와 거리가 멀었다.
잠시라도 카페 생각을 하지 말자고 결심했기에 진해로 선택하고 나니 몇 년 동안 쉬지 못한 것을 한 번에 몰아서 쉬는 거야 하는 마음으로 짐을 싣고 진해로 출발했다.
사실 마음속에는 그동안 쉬지 못한 것을 쉰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일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을 안 가지고 있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가게 건너편에는 새로운 카페의 인테리어가 진행 중이고 길어야 일주일 안에 오픈할 것 같은 외관을 보고 나니 문을 닫아놓는 기간 동안 카페에 오시던 몇 안 되는 단골부들이 저곳으로 옮겨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더 커진 것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결정을 했고 나는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