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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naine Aug 27. 2024

요즘 자영업이 어떠냐고요?

자신 있게 회사를 때려치우고 차린 카페가 벌써 3년 차가 되었다. 초반엔 줄을 설정도였고 자리가 없어 돌아가던 사람들도 있었으며 오픈런까지 하던 나의 카페.


그리고 나와 취향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 있게 영업시간을 조절해 가며 그 사람들이 오지 않을 시간으로 영업시간을 단축했고 결혼준비로 문을 닫는 일이 많아졌다. 그럼에도 잘 됐으니까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예쁜 인테리어와 맛있는 커피면 됐다고 생각을 했다.


문을 닫는 일이 잦아지고 다시 돌아오면 초반 며칠은 조용하다가 다시 사람들이 찾아주었고 그러고는 긴 장마와 긴긴 열대야와 휴가철이 지나고 이제 명절이 다가온다.


회사 다닐 땐 미처 몰랐던 부분들.

비가 올 때 창가에 앉아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는 게 좋았었다. 더운 여름이면 시원한 바람이 빵빵하게 나오는 카페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이 천국에 있는 시간이었다. 명절에 가족들과 차례를 지내고 단체로 찾는 곳이 카페였고 친구들과 만나도 하는 일은 카페에서 커피마시기 였다.


비가 오면 집밖으로 나가기 싫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고, 비 오는 창가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은 4천 원짜리 아메리카노 한잔으로 서너 시간을 보낸다는 생각을 못했다. 명절 때면 가족들을 보러 멀리 이동한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추운 겨울 역시 이불밖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카페를 차리고서야 몸으로 느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장사가 잘 되는 곳들도 인건비와 임대료의 이유로 문을 닫는 곳이 많아졌다. 길거리엔 온통 임대 문구가 붙은 빈 상가들이다. 돈은 어딘가 흘러가긴 할 것인데 이렇게 갇힌곳에 있으니 밖에선 어느 쪽으로 소비를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겠다. 부족한 게 무엇일지 생각해 보지만 개선할 의지도 힘도 없는 것 같다.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나의 카페는 추락할 일만 남았으며 더 이상 올라갈 일은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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