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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인택 Nov 11. 2022

[용과 같이7] 17년 시리즈의 존중과 변화

  [용과 같이 시리즈](이하 용 시리즈) 제작진은 2109년 만우절에 특별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익숙한 장소인 카무로쵸에서 처음 보는 인물이 새로운 전투를 하는 것이었으며, 이걸 본 게임 유저들은 재미있다고 반응했습니다. 공개된 시기도 그렇고 우스꽝스러운 내용도 있으니 가볍게 즐기고 끝내려는 분들도 많았을 거라 예상됩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분들 마음 한구석에선 이상할 정도로 퀄리티가 좋다는 불안감이 있었을 것입니다. 결국 그다음 해, 만우절 영상과 닮은 [용과 같이7](이하 용7)이 출시되었습니다. 대체로 좋다는 반응이었지만, 전작과 너무 이질적이라서 싫어하는 분들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용7]이 기존 [용 시리즈]와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어느 부분을 그대로 계승했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정작 만우절 때 보여준, 유기적인 플레이는 많이 사라졌다




  파티 시스템

  전작과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파티 시스템입니다. 매력적인 인물을 동료로 영입하는 미래를 암시하듯 [드래곤 퀘스트]나 용자 등 JRPG 용어가 주인공 혼자 다닐 때부터 언급되었습니다. 그후 [드래곤 퀘스트11]에서 파티원과 교감하던 걸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화해냈습니다.


같이 밥 먹으면 유대가 오른다


  첫 번째로 [용7]에선 필드 특정 구역과 아지트에서 동료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필드 특정 구역, 예를 들어 주인공이 태어난 곳을 지나가면 파티원 몇 명과 가벼운 잡담을 나눌 수 있습니다. 동료가 늘어나도 이진쵸나 카무로쵸 등 같은 도시를 계속 탐색해야 하는 게임 특성상 적절한 선택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파티 채팅 시스템


 아지트에선 동료와 유대를 어느 정도 쌓았을 때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평소보다 더 개인적이고 속 깊은 얘기가 오갑니다. 게다가 호감도 레벨이 오르면 더욱 다양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어서 새로운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둘 다 유대가 중요하다


  두 번째로 몇몇 미니 게임을 할 때 동료와 함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영화관에선 티켓값만 2배로 들뿐 도움을 주거나 플레이 방식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대화도 고맙다는 인사로 짧게 끝나지만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가질 수 있습니다. [용7]에는 동료와 대화를 나누는 메뉴 창이 따로 없어서 언제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유저에게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파티원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도록 여러 장치가 곳곳에 숨어있으며, 발견하기도 쉽습니다.


같이 영화나 보자




  전투

  두 번째 변화는 전투입니다. 전작은 실시간으로 치고받는 싸움이었지만 [용7]은 턴제 방식으로 순서가 정해집니다. 다만 전략성이 크게 가미된 전투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머리를 쓴다고 해도 공격 타입에 따라 데미지가 달라지거나 버프와 디버프로 상황을 바꾸는 정도가 다입니다.


단순한 전투


  사실 너무 복잡해지면 기존 팬층 취향과 너무 안 맞을 수 있어서 일부러 간단하게 구성했을 수도 있습니다. 특이한 건 공격 성공 방식입니다. 보통 턴제 전투에서 공격이 성공하는 건 확률이나 확정으로 결정됩니다. 그래서 눈으로 봤을 때 유저의 공격이 직접 닿지 않아도 공격한 것으로 처리합니다. 반대로 실시간 전투에선 현장감과 현실감을 표현하기 위해 히트박스를 직접 가격해야 공격한 것으로 인정합니다. [용7]은 턴제 전투임에도 히트박스 판정을 추구합니다.


타이밍이 안 좋아서 너무 멀리 떨어졌다


  정확히는 유저가 공격했을 때이며, 상대 턴일 때는 회피가 확률적으로 발동됩니다. 어쨌든 그래서 범위 공격을 할 때 적이 어떻게 몰려있냐에 따라 몇 명이 맞는지 달라집니다. 그러나 적과 파티원은 자동으로 위치를 바꾸며, 유저가 조작할 수도 없습니다. 아군을 좋은 위치로 따로 이동시키거나 상대방을 한곳에 모으는 등 현장감과 전략성을 동시에 취하는 방식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아쉽습니다.


적진 깊숙히 들어가면 맞을 수 있다


  라이브 커맨드라는 시스템이 있지만, 타이밍에 맞춰 버튼만 누르면 끝이라서 몰입감에만 도움을 줍니다. 정리해보자면 턴제 전투의 기반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큰 모험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노하우가 어느 정도 쌓였을 테니 다음에 어떻게 변할지는 기대됩니다.


만우절 때 보여준 유기적 움직임을 라이브 커맨드로 그나마 대체했다




  분위기

  만약 전작을 해본 사람이 지금까지 이 글을 읽었다면 너무 큰 변화가 생겼다며 걱정이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막장 요소가 있다고 해도 이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현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보면 [용7]의 턴제 전투는 마치 적의 술수를 일부러 막지 않으며, 서로 주고받는 싸움을 한다고 보일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는 사실입니다.


부하도 한소리 한다


  주인공은 용사가 되고 싶은 마음에 JRPG처럼 상대의 공격을 일부러 받으며 싸우고 있습니다. 이런 그의 전투 철학은 적 디자인에도 영향을 줍니다. 주인공의 망상은 용사의 철심 방망이를 습득하고 나서부터 폭주하기 시작합니다.


동료도 한소리 한다


  전투 태세에 들어가면 평범한 직장인이나 깡패였던 사람들이 갑자기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바뀝니다. 만약 아군의 직업이 뮤지션이면 통기타로, 작은 마담이면 핸드백, 요리사면 뒤집개로 적을 몰아붙입니다. 반대로 적은 유흥 업소를 즐기다 나온 복장, 혹은 사무라이나 해적 코스프레로 나옵니다. 각자의 공격 방식도 컨셉은 지키면서 그럴싸하게 싸웁니다. 먹물을 뿌려 명중률을 저하하거나 SM플레이에서 사용하는 촛불로 화상을 입히기도 합니다.


현실적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메인 스토리는 전작과 유사한 분위기를 가집니다. 주인공은 초반부터 감옥에 들어가서 18년만에 출소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야쿠자와 마피아, 정치계가 뒤섞이면서 스케일은 점점 커집니다. 그리고 순진한 그도 중요한 일엔 누구보다 진지해져서 고함치거나 화를 내기도 합니다.


동료의 한소리가 통하지 않는다




  서브 콘텐츠

  [용 시리즈]의 서브 스토리는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면서 점점 황당해졌고, 그것으로 유명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용7]은 그걸 잘 계승했습니다. 그러나 서브 스토리가 단순히 내용으로만 재미를 주지 않습니다.


잘못했으면 이정도 사과는 해야지


  [용 시리즈]는 신작을 낼 때마다 전작 미니 게임을 가져오거나 새로운 걸 만들어냈습니다. 그게 여기저기 숨어있지만, 서브 스토리와 엮이면서 등장하곤 합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물장사 등의 경영 콘텐츠가 있습니다. 각각 살펴보면 그렇게 대단한 콘텐츠는 아니지만, 게임으로서의 재미가 분명 보장되어 있습니다.


대놓고 돈 버는 콘텐츠


  특이한 건 그 게임성이 서브 콘텐츠이기에 보장된다는 점입니다. [용시리즈]에서 물장사나 레이싱 등은 점점 높은 단계에 도전하는 방식으로 구성됩니다. 성공과 실패가 분명 존재하며, 결과에 따라 이익이나 손해도 발생합니다. 이때 손해는 생각보다 꽤 적으며, 충분히 대비하거나 준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익은 많습니다. 그래서 유저는 페널티의 부담감을 적게 받으며 콘텐츠를 진행할 수 있고, 잘해 나간다는 점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서브 콘텐츠가 아무리 복잡해도 병맛 넘치는 스토리와 합쳐지면 저절로 몰입감도 생깁니다.


실패해도 돈은 벌 수 있다


이는 [천수의 사쿠나히메] 편에서 농사가 왜 재미있는지를 설명할 때 언급한 방식과 비슷합니다. 주의할 점은 이 방법이 메인 콘텐츠에선 안 통한다는 것입니다. 거기서 쓰면 긴장감이 적고 단순한 걸 너무 오래 반복한다는 인식이 들 수 있습니다.


드래곤 카트가 메인 콘텐츠였다면 게임 망했다




  추천

  [용 시리즈]를 즐겼던 분들이라면 알아서 관심을 가지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너무 달라진 시리즈에 거부감을 가진 분들도 분명 계실 겁니다. [저지 아이즈] 등 기존 [용 시리즈]의 대부분을 답습한 대체품도 존재해서 그들에게 [용7]를 할 이유가 적기도 할 겁니다. 그러나 필자는 그런 분들에게도 이번 작품을 과감하게 추천합니다. [용7]이 다소 밝아지긴 했지만 개발진이 기존 시리즈에 대한 예우를 잊은 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은 [용 시리즈]의 매력을 잘 알고 있으며, 어느 것을 취하고 버릴 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싫어하는 장르가 아니시라면, 개발진이 팬들의 애정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용7]을 하면서 느끼시길 바랍니다.


다람쥐 챗바퀴처럼 굴러가서 적을 섬멸해보자




  다음 편 예고

  [용 시리즈]는 어드벤쳐 장르이지만 맵이 도시로 한정되었기 때문에 탐험의 재미를 주진 않습니다. 반대로 점점 익숙해지는 맵에 새로운 일면을 계속 보여주는 방식을 취합니다. 한번 지나갈 땐 유저에게 아무것도 아닌 곳이지만, 무기 암거래상이나 불법 도박장 등 숨겨진 곳이 발견되어 거리의 양면성을 드러냅니다. 맵이 좁은 만큼 밀도를 높이는 방식입니다. 반대로 맵이 너무 넓은 오픈 월드 장르에선 이런 모습을 자주 보여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느 게임은 경악할 정도로 광활한 필드에 밀도를 높이기 위해 꼼수를 부리기도 했습니다. 위험한 도박을 하여 호불호가 다소 갈렸지만, 재미 하나만큼을 확실하게 챙긴 게임, 다음에 가져올 작품은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입니다. 참고로 4주 후 글을 올리는 건 너무 오래 걸리는 것 같아 3주로 변경하며, 게임 플레이 시간이 길어질 경우에만 기간을 잠깐 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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