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일 Jan 10. 2022

2022년 나만의 그림체

그릴 때마다 바뀌는 그림체... 이제 정착한다 진짜로

나만의 그림체를 찾기 위해 끊임없는 고민이 있었다.


다른 작가님들과 겹치지 않을, 나만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무엇일지.

이번에는 그냥 그리기보다는, 내 그림체에 녹아있었으면 하는 바람들을 적어보았다.

이목구비가 뚜렷해야 하고, 옷태가 살아야 하고, 상업적으로 이용이 용이하며, 내 방에 포스터로 걸어두었으면 하는 충동을 느낄만하며, 사람들이 상상 속에서 한 번쯤 해본 그 장면을 그려내 보자. 등 여러 가지 바람들을 적어보았다.

이런 바람들을 담아낼 그림체를 그려내기 전,

지금 대중들은 어떤 그림체를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내가 일러스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2016년은 일러스트가 급부상하고 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때부터 코엑스에서 매년 열리는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는 한 해에 2번씩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던 것 같다.

2016년의 일러스트는 인물이 주요 오브제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인물도 8등신 혹은 그에 준하는 그림들이 많았다.

배경도 사실적이고, 극적인 분위기를 많이 연출해내는 그림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된다.


지금 2022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림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그림체다.

지금은 캐릭터가 대부분이고, 인물보다는 동물 (특히 코알라, 곰, 토끼, 쿼카 등등)이 주요 오브제인 경우가 많다.

배경도 마찬가지다. 많은 부분이 단순화되어있고,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림이 대부분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런 그림체가 과포화 상태라고 생각된다.)


이런 생각 끝에, 나는 현대 대중들이 좋아하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감성을 공략하고

오브제와 배경의 디테일들을 높여 퀄리티를 높이고, 귀여운 그림체를 가져감으로써 대중의 관심과 상업적인 이용에도 용이할 수 있는 캐릭터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만의 그림체를 만들기 시작했다.


인물의 톤 앤 매너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비율과 이목구비'

친근해 보이고, 밝은 인상을 갖고 있는 인물이어야 했고 눈동자 부분을 크게 만들어 인물의 시선처리가 확실하게 보이는 게 내게는 가장 중요했다. 한 개의 같은 캐릭터를 만들기보다는, 이목구비의 구성을 잡아놓고 그림마다 필요한 인물의 특성은 다르게 가져갈 생각으로 인물의 머리 부분 스케치를 해나갔다.


인물의 이목구비 가이드


기존 내 그림체의 톤 앤 매너를 적당히 가져오면서 지금의 감성을 잘 녹여내는 인상을 만들기 위해 인물의 머리를 한 100개는 그려 본 것 같다. 드디어 내가 납득할 수 있을만한 인상의 머리(?)가 완성되었고, 다음 과제는 인물의 신체 비율이었다.


내가 그림을 그릴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옷의 디테일들을 살릴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의 신체비율과 비율 자체는 비슷하지만 머리까지 포함한 비율로 봤을 땐 가분수 형태의 비율을 가져가서 첫인상에 '귀엽다'라고 느낄 수 있을만한 그림체로 만들었다.


 

그렇게 완성된 2022년도 나만의 그림체!!!!!!


올해를 넘어서 앞으로 나와 계속 함께했으면 좋겠는 그림체가 만들어졌으니,

이제 여러 가지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