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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K Jul 13. 2022

[짧은 글] 07/12/22 from USA

새 차 구입하기가 이렇게 어려워지다니..

미국에서 산지가 벌써 10년이 넘어, 13년째가 되어가고 있다.

나의 과거 이야기를 담은 `700만 원으로 시작한 미국 이민생활'을 4번 업로드하였으나, 그간 많은 일들로 인해 일 년이 넘게 업로드가 멈춘 상태이다. 그러다 문득, 현재 이야기를 써보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다시 글을 적어 보기로 했다.


며칠 전, 아니 이틀 전 일요일 (7월 10일) 사고 싶었던 차를 계약하고 왔다.

그런데, 차를 가져오지 못하고 예약만 하고 왔다.

이게 무슨 소리지?라고 하시겠지만, 미국에서 사시는 분들은 충분히 이해를 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차 딜러샵에 가서 내가 원하는 차를 직접 보고, 마음에 들면 세일즈맨과 가격과 그밖에 흥정을 통하여 계약을 하고 그 자리서 바로 차를 끌고 집으로 온다.

물론, 나도 처음부터 이런 식으로 사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개인에게 차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이 벌써 5번째 새 차를 사게 되어서 글을 써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반도체 때문인지 코로나로 인해 인력이 부족한 건지, 어느 딜러샵에 가도 차가 충분히 있지가 않다.

특히, 인기가 많은 차들을 MSRP (원래 차 가격) 보다 작게는 몇천 많게는 만불까지 올려서 팔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 차들 중 펠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가 그렇다. 이 차들은 차 값에 최소 5천 불은 더 붙여서 팔고 있다. 그렇게 해도 잘 팔리는지, 주변에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나는 이번에 차를 사면서 그전보다 정말 정말 정말 많은 스트레스와 시간을 너무 소비하였다.

가장 큰 문제는, 웹사이트에서 재고가 있으며 방문하면 구입할 수 있다는 글들을 보고, 막상 방문을 하면 나의 경우는 100% 이미 팔렸다고 하였다. 물론 모든 차는 아니겠지만, 내가 사고 싶은 차종과 트림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어서, 선택의 폭이 좁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한번 두 번은 그렇다 쳐도 3번, 4번, 5번 방문할 때마다 이런 식이다 보니, 최대한 통화나 이메일로 지금 샵에 있냐고 물어본 후 방문을 하였다. 그래도 방문하면 항상 저런 식으로 이미 판매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게 방문하던 중, 아마 4번째 딜러샵에 갔을 때였던 것 같다. 주차를 하려고 하는데 자리가 없어서, 샵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직원에게 주차할 곳이 없어 주차장이 어디 있냐고 물어봤더니, 안내해주며 방문 목적을 나에게 물어보았다.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내가 특별한 사람과 미리 약속하고 온 것이 아니라면, 먼저 만나는 사람하고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는 인터넷 세일즈를 통해서 방문했기 때문에, 어제 웹사이트에서 차가 인 스탁 되어 있다는 확인만 하고 방문했다고 대답해 주었다. 그렇게, 차를 세워둔 채 몇 마디를 나누며 내가 사려고 하는 차에 대한 정보를 전화기를 통해 보여 줬더니, 보자마자 그 차 이미 팔리고 없다고 말하는데, 너무도 화가 나서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어제 분명히 채팅에서는 살 수 있다고 하더니 또다시 이런 식으로 시간 낭비하게 만들어 버리냐며 온갖 짜증을 다 내었다. 진심 속마음은 욕하고 싶었지만, 최대한 참아가며 나의 짜증 나는 상황들을 설명해 주었다.


그러자, 또 똑같은 세일즈맨들의 레퍼토리가 시작되었다.

왜 그 차를 사려고 하고 그 트림을 사려고 하느냐? 더 좋은 차가 있고, 이차도 괜찮다, 이차 한번 볼래? 등등..

나는 속으로 (한번 맞아 볼래?)라는 심정으로, 그 차들은 절대 내 머릿속에 없고 오로지 이 모델 이 트림만 나는 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짜증 나고 신경질 나는 상황 속에서 양팔에 문신이 가득한 더스틴은 너무도 친절하게 나의 짜증과 신경질을 다 받아주며, 결국 나를 차에게 내리게 만들었다. 그렇게 더스틴을 따라 딜러샵 안으로 들어가서, 이 친구가 하는 얘기를 쭉 들어보니. 내가 원하는 차종이 있긴 하지만, 내가 원하는 트림은 사기가 힘드므로, 예약을 해서 사야 한다는 말을 하였다.

그 소리를 듣고 나는 내가 잘못 들었나? 뭐?? 예약?? 너네 차 안 사다 놨어? 이랬더니,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서 똑같은 말을 반복하였다.

여기 오기 전에 들렸던 딜러샵에서는 다른 트림의 차들이 있어서, 몇 군데 들려 보면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다른 곳도 모두 예약을 해야 할 거라는 얘기를 전해 들으니 쉽게 믿어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더스틴의 말을 100% 믿지 못하고, 머리를 굴려 내가 사고 싶은 차의 색상을 직접 보지 못했으니 이미 팔린 차도 좋으니 밖에 나가서 주차되어 있는 차를 확인해 보자며, 밖으로 나왔다.

그렇게 차들이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갔는데, 이게 웬걸? 딱 내가 원하는 차종과 트림의 차들이 대충 봐도 10대는 있는 것이었다!! 나는 더스틴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끼며, "Yo, Bro. 알유 라이 투미??? " 너 왜 여기에 이렇게 많이 있는데 없다고 했냐? 혹시 안 살 사람처럼 보여서 그런 거냐? 했더니. 노노 이것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예약 한 사람들의 차들이고 이제 세차하고 준비되면 예약한 사람들한테 연락해서 찾아가라고 하기 위해 여기에 주차해 놓은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나는 그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믿기 어렵다고 했더니, 나에게 가까기 가서 확인해 보라고 하여서 직접 가서 봤더니, 진짜로 앞유리를 통해 안을 보니, 구입한 사람의 이름과 함께 New Owner라는 글이 쓰여 있는 것을 보았다. (사진 첨부)

이렇게 수많은 차들이 미리 주문하고 픽업해 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순간 언제 예약하고 언제 사지?라는 생각으로 심한 짜증을 느끼고 있었다.

점잖히 서있는 더스틴을 보니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 그럼 혹시 이차 말고 다른 차들 중에 바로 살 수 있는 모델이 있냐고 했더니, 몇 가지 있다며 보여줬지만, 난 이때까지만 해도 Toyota Tacoma를 사려는 마음이 100% 였기 때문에 다른 차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 없이 지나 가는데... 어라? 이 차는 뭐지? 사이즈 뭔데? 혹시 탱크?

What the??  "헤이, 더스틴 이차 뭐냐?" 대박인데? 겁나 큰데? 

아 이거 새로 나온 Tundra야 이것도 요즘에 잘 팔리고 트림에 따라서 예약해서 사야 해. 한번 볼래?

오브 콜스지 함 보자!!

나는 이차를 보는 순간 Tacoma는 사라지고, 이미 이 차를 타고 운전하고 있었고, 달리고 있었다.

** 참고로 일본차라고 뭐라고 하지 말아 주세요. 그래도 제 첫 새 차는 KIA 소렌토였습니다!! **

왜 하필 이차가 눈에 들어온 것일까? 왜?? Tacoma 사는 것도 트럭이라고 와이프한테 간신히 허락받았는데 작은 트럭도 아니고 풀사이즈 트럭을 산다고 하면 무슨 소리를 듣게 될까??

하필 이차는 메니져 스페셜로 MSRP보다 2천 불 가량 낮춰서 팔고 있었다.

난 속으로, 그동안의 개고생을 오늘 보상받는구나라는 생각으로 이 차를 당장이라도 계약하고 싶었지만, 나의 보스로부터 최종 컨펌을 못 받았기에, 일단은 어린아이처럼 운전석, 보조석, 뒷좌석을 왔다 갔다 하며 앉아 보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더스틴이 이 차는 지금 가져갈 수 있어 특히, 오늘 메니져 스페셜로 2천 불 깎아 줄 수 있다고 하였다. 내가 이 말에 놀란 이유는 요즘 차들은 MSRP만 그대로 주고 사도, 잘 샀다는 얘기를 듣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때까지는 몰랐다.... 진심 몰랐다.... 작은 함정이 있었다는 것을...

그러나, 이때는 내가 눈이 뒤집힌 건지 잘 확인을 못하고, 냅다 나 우리 보스한테 연락해 볼게 하고 서둘러 와이프에게 전화를 했다.

왜냐하면, 더스틴이 회심의 일격을 나한테 하였다. "퍼스트 컴 퍼스트 바이" 오잉??? 먼저 와서 사가는 사람이 임자?? 막 이러기야?? 이때부터였다. 막 급해지고, 막 다급해지고... 나는 더스틴에게 보스에게 먼저 물어보고 괜찮다고 하면 집에 가서 보스와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오겠다고 하였다. 

그렇게, 서둘러 집에 와서 이차를 사는 이유와 그밖에 장점들을 다다다 다다 프레젠테이션을 해 드렸더니, "오케이 한 번가서 보자"라는 컨펌을 해주셔서, 냅다 애들을 태우고 다시 딜러샵으로 향하였다.

사진에서 보셨던 것처럼 꼬질 꼬질했던 이 녀석이, 집에 갔다 오는 동안 스티커도 때고 나름 세차를 하고 오피스 바로 앞 새 차들 픽업하는 주차자리에 딱 하고 나를 반기는 모습을 보자, 주차를 하기도 전에 저거야 저거! 저거 보여? 겁나 크고 이쁘지?? 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렇게 아이들과 보스를 모시고 기다리고 있던 더스틴과 인사를 하고 서로 인사를 시켜준 후 사인하기 전에 차를 한번 시승해 봐도 되겠냐며, 아이들의 카 싯트를 옮겨 싣고 있는데.... 아... 이때 알았습니다.

뒷좌석이...... 특히 가운데 좌석이..... 아이의 무릎도 안 들어갈 정도로... 작다는 것을.. 

Tundra는 Double cab과 Crew max라는 뒷좌석 크기가 다른 옵션이 있는데.. 이차는 뒷좌석 레그룸의 공간이 작은 Double cab이었습니다. 

차는 엄청 큰데 왜 하필 뒷좌석 가운데는 저렇게 만들었을까요? 컵홀더를 꼭 저 위치에 달아놔야 했나요?

나는 순간적으로 우리 아이가 이차를 타게 될 경우 무릎을 굽힐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뭔가 잘못됐고 빨리 그 자리를 피하고 싶었고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빠 이거 가운데 자리 왜 이래? 제대로 확인한 거 맞아? 아무리 주로 혼자 타고 다닌다고 해도, 애들이 오빠차 타고 싶다고 하면 애들 한 명은 안태울 거야?" 아니.. 아까까지는 길었던 것 같은데, 이게 좀 줄어들었나?라는 헛소리를 하며 옆에 있는 더스틴한테 이거 아까 그 차랑 똑같은 거야? 했더니 이그젝틀리 세임 원이라고 웃는데.... 아... 너 알고 있었지? 그래서 이차 2천 불이나 내려서 파는 거지?라는 원망의 눈빛을 보내며, 이쪽저쪽 눈치를 봤다.

그 후 사정은 짐작하셨겠지만, 더스틴한테는 미안한 마음으로 이차는 못 살 것 같다고 잘 설명해 줬고.. 보스한테는.... 어..... 맞지는 않았어요.. 그냥 조금 혼난?? 정도??

그렇게 풀이 죽은 상태로 운전하며 오는데 아쉬움 마음과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했던 나 자신에게도 원망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부터 차종을 Tundra로 바꿔 약 3주 동안 딜러들과의 전화 통화와 이메일을 오가며 알아보던 그때!!

7월 10일 오전!! 링크 두 개를 보내 주며 이 차들 중 마음에 들면 오늘 예약 가능이라는 이메일을 확인했는데, 내가 원하는 옵션과 색상 모두 모두 맞아떨어져서, 최대한 빨리 딜러샵으로 향하였다.

참고로 미국은 내가 원하는 옵션이나 색상을 나한테 딱 맞게 고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그냥 내가 생각했던 옵션과 색상의 비슷하면 아쉽지만 적절한 선에서 타협을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딜러들이 사다 놓은 차들 중에서 그나마 내가 찾는 옵션과 색상을 보고 결정을 해야 한다.

여긴 더스틴이 일하는 곳이 아닌 나의 5번째 Toyota 딜러 샵이었다.

내가 이번에 차를 계약하면서 느낀 것은, 정말로 이제는 차를 실물로 보지 못하고 사야 하는 현실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전에 차를 구입했던 방식, 딜러샵에서 사다 놓은 차를 마트에서 장보는 것처럼 직접 보고 타보고 마음에 들면 살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좋았던 방식이었는지 새삼 느껴졌다.

이날은 마이클이 나의 차 예약을 도와주었다.

차 예약도 쉽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차를 예약하려고 하였으나, 내가 최종적으로 자격을 얻었다며, 차를 팔려고 결정한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이유는 바로, 내가 새 차를 사면서 내차를 여기 딜러샵에 파는 조건이었다.

이게 무슨 소리냐는 생각을 하시겠지만, 나도 이 말을 듣고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아 다시 되 물어보았다.

그랬더 GM이 나에게 하는 말이, " 우리는 차를 파는 딜러샵이다. 하지만 네가 한번 주변을 둘러봐라 여기에 차가 얼마나 있는지, 너도 알겠지만 전에는 여기에 차가 꽉 차 있어서, 딜러샵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가니 이렇게 크지만, 여기에 주차를 다 못해서 딜러샵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까지 새 차들이 꽉 차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손님들에게 팔 차가 아예 없다. 새로운 차는 예약해서 6주에서 8주를 기다리고, 어떤 차는 더 오래 기다려야 하는데, 손님들은 계속해서 방문을 하는데 중고차라도 채워놔야 손님들이 오시면 제2의 옵션으로라도 팔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래서 너한테 처음부터 트레이드하거나 팔 차가 있냐고 먼저 물어본 것이다." 라며 이야기해주었다.

그 말을 들으니, 충분히 이해가 갔으며, 요즘은 비단 차뿐만이 아니라 어디를 가도 전에는 쉽게 샀던 것들을 사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단적인 예로 흔하던 사서 먹었던 쓰리라차 소스도 얼마 전에 마켓에 갔더니 이미 몇 달 전부터 마켓에서 살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황당했는지 모른다. 

언젠가는 끝나겠지라며 생각했던 코로나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미국 딜러샵은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방이 따로 있어서 아이들은 고맙게도 잘 기다려 주었다.

결론적으로, 이날 딜러샵에서 3시간 정도의 시간을 보내며 계약서에 싸인을 마치고 나왔다.

몇 주나 걸리겠냐는 물음에 8주라는 얘기를 듣고 나도 모르게 헉하는 소리를 내었다.

다시 물어봤더니, 응! 8주!라는 대답을 다 시들었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내가 타고 다녔던 3년 된 중고차를 새 차 샀을 때 가격보다 만불도 내려가지 않는 가격으로 사주겠다는 말을 듣고 잘못 들었나?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종이에 적힌 숫자를 보니 믿을 수 있었다.


이제는 9월 중순에 도착할 차를 기다리며, 행복하면서도 힘든 날을 지내고 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그동안 차를 사면서 겪었던 다른 일들도 다시 한번 써보려고 한다.

여러분은 어디에 살고 계세요?

거기서 차를 구매하는 방법은 어떤가요?

댓글로 공유해 주시면, 새로운 정보도 얻고 재밌을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에 다른 주제의 짧은 글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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