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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서 배운, 그로스를 위한 우선순위 선정기준 3가지

'하면 좋은' 것을 절대 문제라고 정의하지 않기

성공이 아닌 실패를 기록하는 이유


링크드인, 뉴스레터 등 수많은 아티클들과 컨퍼런스의 세션들은

창업자의, 실무자의 성공사례와 그 비결에 대해 다룹니다.


이러한 성공사례는 매력적이고 유용하지만,

주니어가 좋은 성장을 위해 해야 할 것, 좋은 방법을 도입하기 전에 더 먼저 해야 할 것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주니어로서 성장하며 배움이 늘어가고 정돈되는 것을 느낄 때는

이것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혹은 이렇게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때인 것 같아요.


이러한 이유로

저를 위해, 읽는 사람을 위해

저의 실패 이야기를 작성해보려 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 중, 어떤 방식을 선호하시나요?


편리함과 자유로움, 시공간의 제약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온라인을 선호하시는 분도 계실 테고,

친밀감과 몰입감이 좋아, 집중하여 교류할 수 있는 오프라인을 선호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읽으시는 분들은 어떤 이유로 온라인 교육을 듣지 않으시나요?

그리고 어떤 이유로 오프라인 교육을 듣지 않으시나요?


이번 글은, 온라인 교육 제품을 판매하는 그로스 마케터로서

오프라인을 선호하는 유저가 당사 제품을 선택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했던,

그리고 여러 번의 iteration을 거쳤으나 실패했던 기록을 남기고자 합니다.


팀스파르타의 메인 학습 공간, 온라인 ZEP입니다.



왜 고객은 온라인 교육을 택하지 않을까?



위의 이미지에서 확인하셨듯,

재직 중인 팀스파르타의 교육은 대부분 온라인 과정입니다.


제가 정의한 문제는,

국비 교육을 선택하는 고객은

온라인 교육 과정이 더 좋은 커리큘럼, 강사진, 관리, 취업 지원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단 하나, 오프라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팀스파르타를 선택하지 않는 고객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정의한 근거는 무엇일까요?




아래는 실제 국비교육 카페에서의 유저들의 질의응답입니다.


대부분 '집중' 이라는 단어를 통해 오프라인을 택해야 할 이유를 명백히 설명하고 계시죠!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고려하는 고객들은

온라인 교육과정은 고려 대상에조차 포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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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유저의 사고 흐름상 오프라인 교육/온라인 교육을 모두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먼저 온라인/오프라인을 먼저 의사결정하고,

이후에 그 형태에 맞는 범위 내에서만 퀄리티나 강의 질 등을 비교하고 따지는 흐름이죠!


즉,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은 사실상 같은 도메인이지만 경쟁 관계가 아니라고 판단했어요.


저는 이러한 퍼널과 순서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무조건적으로 우리 교육을 선택하게 할 수는 없지만,

오프라인을 선호하는 고객의 선택지에 '온라인 교육' 도 포함될 수 있다면, 오프라인 학원 경쟁사들과

교육 자체의 퀄리티로 고객을 설득하는 경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온라인에 비해

오프라인 교육을 선호하는 고객이 훨씬 다수이기 때문입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교육생들의 학습 방식 희망 항목에서는

'소규모 그룹 형태의 오프라인 학습' 이 40.9%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온라인 학습은 겨우 10.6%에 그치죠.


유저가 오프라인 교육을 선호하는 이유는

높은 신뢰도와 몰입도 높은 학습, 실질적 스킬 습득과 네트워킹이 주를 이뤘습니다.


온라인 환경에서는 제대로 관리받을 수 있을지, 스스로 성실하게 몰입할지,
또한 동료들, 강사님과 충분히 교류하며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고 해요.


그렇다면, 이러한 요소들을 해결하는 식으로 문제해결의 방식인 HOW를 정의할 수 있겠죠.

하지만, HOW를 정의하기 전에, 다시 WHY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가뿐 아니라, 이 문제를 과도한 리소스 없이 풀 수 있는가?

이 문제는 '왜' 우선순위가 높은 문제가 되어야 하는가?


그런 측면에서, 이 문제는 풀기 어려운 문제이며,

우선순위가 높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를 이제부터 서술해 보겠습니다.


이 문제가 풀기 어려운 이유


교육은, 초고관여 상품으로서의 특성을 가집니다.


고관여 상품은

비일상적이고, 많은 시간과 돈 등의 비용이 들며, 결과로 나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품입니다.


우리는 저관여 상품, 일상에서 가볍게 자주 사용하는 제품을 살 때는 상대적으로 큰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이 상품으로 내가 받는 영향이나 사용되는 비용 자체가 크지 않은데,

구매를 위해 긴 시간 고민하고 비교하며 따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때로는 시도해 보지 않은 상품을 구매해 보기도 하며,

짧은 고민으로 인해 실패하더라도, 다음에는 다른 선택을 하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맥주나 기호식품, 소비재가 일반적인 저관여 상품입니다.(출처 : 뉴스원)


누구나 가장 자주 먹는 음료수나 맥주, 과자가 있지만,

평생 하나의 제품만을 먹지는 않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새로운 제품을 사 보기도 하고,

편의점에서 새로운 것을 구매하기 전에 매번 후기나 정보를 찾아보지는 않죠.




그렇지만, 교육은 어떠한가요?


교육은 긴 시간과 돈이 소모되며,

그 결과로 우리의 삶, 직업과 진로 자체가 바뀔 수 있는 초고관여 상품입니다.


일상에서 자주 활용하거나 다음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며,

한 번의 최선의 선택으로 내 삶에 필요한 기술이나 지식을 가장 많이 얻고 이 제품의 사용을 끝내야 하죠.


그 이유로, 사람들은 교육 상품을 고려할 때 긴 시간 고민하고 비교하며,

장점과 단점을 따지게 됩니다.

이에 더하여, 자신이 교육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확신이 없음에도 교육을 듣는,

모험적인 시도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죠.


그 이유로, 고객은 매우 신중하고 보수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10가지 요소 중 9가지가 마음에 들더라도,

1가지가 나에게 크리티컬한 요소라면 고객은 그 교육 상품을 택하지 않습니다.


강사, 커리큘럼, 난이도, 교육 장소, 소요 시간, 혜택, 가격 등,

수많은 요소들 중 상당수가 썩 마음에 들고,

크게 자신에게 문제되거나 걱정될 요소가 사라졌을 때 고객은 구매를 결정하게 되어요.



교육 상품 1위 플레이어의 점유율이 낮은 이유



그러한 이유로, 자연히 모든 요소를 만족시키기란 불가능에 가깝고,

교육의 특성에 따라 니즈가 분산되며 시장 점유율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을 띠게 되어요.


데이터를 살펴보면, 보통 타 도메인에서의 1위의 시장 점유율은 30% 내외를 가집니다.



검색 엔진은 구글이 79%, 오피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40~50%, 이커머스는 아마존이 30~50%,

자동차/콘텐츠 등은 10~20% 내외의 점유율을 가지는데,


팀스파르타의 국비교육 시장 점유율은 9% 내외에 그칩니다.


이것은 팀스파르타만의 문제는 아니며, 교육 산업군 전체적으로 매우 분산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전 세계적인 상위 플랫폼인 유데미 등도 점유율이 낮고,

교육 도메인 전체에 걸쳐 개별 서비스의 시장점유율이 10% 미만인 경우가 흔하다고 해요.




풀어야 하는 문제이지만, 높은 우선순위는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가 정의한 문제를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이 문제는 풀었을 때의 포텐셜이 클 수 있지만,
풀기 극도로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고객의 인식은 빠르게 바뀌지 않으며,

교육은 고객의 진로와 커리어를 좌우하는 초고관여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고관여 상품에서는, 고객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신념과 인식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기에,

구매 퍼널의 개선이나 새로운 소구점 발굴, 고객 경험 제공뿐 아니라

마케팅의 초반 단계부터 고객에게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즉, 이 문제는 고객 인지보다 전환과 매출을 목표로 하는 그로스 마케팅 관점에서는

우선순위가 낮고 풀기 어려운 문제였던 것이죠!


이러한 회고와 함께,

문제정의와 그 우선순위의 산정에 활용할 만한 기준을 3가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기준 1. 고객의 문제인가, 공급자의 문제인가



때로 우리는, 고객이 불편함을 제기한, 고객의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공급자의 성장에 방해가 되는 고객의 상황과 성향을 문제로 정의합니다.


이 문제는 처음부터 고객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오프라인 교육을 선호하는 고객은 그들만의 이유로
집 근처 학원을 찾고, 사람을 만나고, 공간의 분위기를 느끼며 선택합니다.


그 과정에서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이 문제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고객의 인식을 바꾸려고 한 시도입니다.


즉, 이건 고객의 Pain을 해결하는 문제가 아니라,
공급자가 성장하기 위해 만들어낸 문제였던 거죠.



기준 2. 너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는 문제인가



만약 이 문제를 푼다면, 사업적으로는 큰 임팩트를 낼 수 있었을 겁니다.

오프라인 선호 고객의 일부라도 온라인으로 전환된다면 당사의 점유율은 상당히 상승했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지금 풀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고관여 고객의 인식의 전환은 단기 퍼포먼스 마케팅, 그로스 해킹 등의 설계로는 어렵고,
브랜딩과 경험 설계를 포함한 장기적 리소스 투입이 필요했죠.


모든 문제는 풀어야 할 가치를 지닐 수 있지만,
모든 문제를 푸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기준 3. 사업 외에도, 고객과 내부 조직 입장에서의 임팩트가 있는가?



문제를 정의할 때, “사업적으로 어떤 임팩트가 날까?” 라는 사업적인 확장 외에도
“이걸 풀면 고객 경험이 얼마나 변할까?”
“조직은 어떤 학습을 얻고, 내부 리소스 관점에서의 효율성이 있을까?”
와 같은 고객과 내부 조직에 대한 고려 또한 필요합니다.


저는 당시, 사업적 임팩트에만 너무 집중했어요.
고객의 사용자 경험이나 리스크, 내부 프로세스 개선 효과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온라인을 원하는 고객의 경험을 개선하거나,

기존의 온라인에 최적화된 모집 과정을 오프라인화하는 데 생기는 리스크나

그 과정에서의 프로세스의 정립 등,

외부적인 사업의 확장 외에도 고객과 내부 협업자의 리소스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고객의 문제가 아닌, 공급자의 문제를 풀고자 하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가장 크게 놓친 것은 고객에 대한 이해였습니다.


먼저, 고객과 산업의 특성상 매우 풀기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교육은 본질적으로 고관여 상품이고, 고객은 모험적인 선택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 학습 방식의 선호에 따라 오랜 고민 끝에 결정을 내리죠.

이러한 고객에게 오프라인 -> 온라인이라는 큰 변화를 설득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또한, 이 문제는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문제’가 아니라,
‘공급자가 성장하기 위해 고객의 인식을 바꾸고자 하는 문제’였습니다.


고객을 오프라인 선호 고객과 온라인 선호 고객으로 나누어 생각해볼 때,

오프라인 선호 고객은 그들만의 선택 기준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고객을 선택하고 있었으며,

별도로 오프라인 교육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거나, 점유율이 하락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온라인 선호 고객이 학습 공간에 대한 궁금증을 문의하거나,

공간에 대한 체험 부족으로 이탈하는 지표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두 고객 모두, 불편함을 느끼고 있지 않았고, 이것은 고객이 느끼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사업의 성장을 위해 오프라인 선호 고객의 인식을 바꾸는,

공급자 입장에서의 시장 점유율 부족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액션이었습니다.



마무리하며



77.jpg 문제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척도도 유용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문제의 정의와 우선순위 산정에 대해서만 다루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렇게 정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가 수행했던 액션에 대해서도

상세히 회고해 보겠습니다.


두루뭉술한 액션이 아닌, 고객의 여러 문제 중 한 가지를 정확하게 해결하는 문제를 정의하는 방법을

좀 더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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