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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립 Apr 08. 2023

ADHD, 크면서 왜 그리 역변하나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경험하고 쓴 성인 ADHD이야기

이른 벚꽃 시즌에 3월 말이 잠잠하더니 꽃이 지고 난 오늘은 비교적 분주한 하루였습니다.


성인 정신건강의학과이지만 ADHD 진료를 많이 하다 보니 어찌어찌, 건너 건너, 알음 알음 해서 아동, 청소년들도  ADHD 진료를 위해 찾아오고 있습니다.


오늘도 수 명의 아이들을 진료하면서 느낀 점.


초등학교 저학년 때 착석이 안 될 정도로 산만하고 눈치 없이 떠들었던 그리 부산했던 아이들이 청소년기가 되면 정말 많이 달라지는구나.


초 6,  중1~2 정도 되어 제게 처음 방문한 현재, 과묵하고 주변 상황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이는 그냥 의욕이 처지는 학생 같이 보입니다.


그런데 어머니들을 통해 들은 정보로는 어릴 때 산만하고 가만히 있지 못해서 학교에서 수시로 연락이 왔다는 것이죠. 그러다 크면서 부산한 행동이 없어지니 '괜찮은가 보다' 하고 병원을 찾지는 않거나 다니던 병원을 중단했다고 합니다.


'부산하고 산만한 과행동 증상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호전된다'라는 정보는 많이들 알고 계십니다.


그런데 제가 새삼 놀라는 점은 아이들이 과행동이 줄었다는 수준이 아니라 과묵하고 무덤덤한 아이로 보일 정도로 역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청소년기 들어 전두엽이 발달하면서 행동 제어력이 생긴다는 사실만으로 해석이 안 될 정도입니다.


아마도 과행동으로 인해 매일 매일 지적을 받는 일상과, 은따, 자포자기, 중도포기 하는 경험들이 누적되면서 동기부여 시스템이 초저작동 하게 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이 상태가 청소년 우울증 일수도 있고, 중독적인 대상에 몰입하기가 쉬운 상태입니다.


이 친구들이 성인이 되어 혼자 초진으로 내원했다면, 아주 어렸을 때는 자신의 성향이 어땠는지 제대로 모르고 자신의 과거를 보고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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