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있는 깊이의 차이
아내에게 슬쩍 물어본다.
지금 행복하냐고...
'너무 행복해'
'왜?'
'가족과 함께 소소한 일상을 느끼는 것이 제일 행복한 것 같아'
'있어야 하는 것들이 그 자리에 있고, 있어야 할 사람이 그자리에 있다는 건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지 않을까?'
'만약 내가 없다면 슬플까'
'왜? 외로워서?'
'아니, 외로움은 어떻게든 견딜 수 있겠지만, 상실감때문에 너무 힘들 것 같아'
목이 메어 얘기하는 아내를 난 쳐다보진 않았다.
나도 눈과 목이 떨렸다.
상실감.
난 외로움이 나를 힘들게 할 줄 알았는데, 상실감이 더 힘들게 한다는 생각을 하니 채워져있는 지금 순간이 소중함을 다시 한번 감사해한다.
함께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쇼핑을 한다는 당연함이, 언제나 쉽게 할 수 없는 소중함이었다.
나의 피곤함이 그저 나의 유세가 되지 않도록 나는 오늘 잠들기까지 다시 한번 최선을 다해 가족을 안아준다. 지금의 이 추억이 다음 시간에 상실감으로 채울 수없어지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