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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리 Jul 04. 2021

글로 흔적을 남긴다는 것

"글로 흔적을 남긴다는 건 자기 생각이 경계를 뛰어넘어 불멸성을 획득하게 만든다는 의미니까."


"글로 쓰지 않는 한 네 생각은 모호하고 불완전한 채로 사라져 버리고 말거야." 


- 베르나르 베르베르, 『문명2』



아무리 획기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일지라도 머릿속에서만 맴돌다 사라진다면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남기지 않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공상에 불과할 뿐이다. 반대로, 그저 스치는 사소한 생각일지라도 글로 기록하고 흔적을 남긴다면 과거와 미래가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을 뒤바꾼 세기의 사건들도,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을 준 역사적 인물들도, 글로 기록되지 않았더라면 시간과 함께 흘러 지나갔을 테지. 안네 프랭크가 나치의 박해를 피해 숨어 지내던 하루하루를 일기로 기록하지 않았더라면 그때 그 소녀의 삶과 감정들에 대해 우리가 알 길이 있었을까. 


홀로코스트 당시 믿을 수 없는 인간의 타락과 잔혹함에 대해 생생히 고발하며, 안네는 비로소 그녀의 소망대로 죽어서도 영원히 사는 불멸성을 갖게 되었다. 그녀는 일기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시공간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들에게 깨달음과 가르침을 선사해준다.



글을 쓴다는 것은 스스로 권력을 쥐는 것이기도 하다. 권력은 원한다고 얻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글을 쓴다면 누구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생명체를 탄생시키고, 하나의 삶을 손 끝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매번 완벽한 글을 쓰려고 하기보다는, 여러가지 생각들과 상상들을 즐겁게 글로 써나가며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흔적으로 남겨질 수 있도록 글로 표현하며 증적을 남겨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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