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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북이 May 05. 2024

해외여행 처음인 37살 친구와 도쿄 여행 계획하기

바보 둘의 여행기

지난 4월 어릴 적 함께 자란 죽마고우와 도쿄 여행을 다녀왔다. 결혼 후 아내 없이 간 첫 번째 해외여행, 또한 내가 주도적으로 기획한 첫 번째 해외여행이기도 했다. 야심 차게 떠난 이 여행은 고난과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그래서 더욱 여행에 대한 기억이 잔상에 깊게 남아 있다. 도쿄 여행 3박 4일간의 추억을 글로 남기고자 늦은 밤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한다.


도쿄 여행을 결심한 이유

최근 이직 하였던 직장의 근무 여건이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지난 1월 자발적으로 회사를 퇴직했다. 무적의 신분으로 약 3개월 간 시간을 보내다가, 여러 차례 면접을 보고 4월 초 합격 통보를 받았다. 첫 출근은 4월 29일 그전까지 나에게 약 4 주간의 시간이 주어졌다. 이 시간을 정말 알차게 보내고 싶었다. 회사에 다시 출근하게 된다면, 언제 이렇게 또 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무엇을 하면 자신감과 함께 자존감 마저 떨어진 내 영혼을 제대로 충전할 수 있을까? 아주 짧은 고민의 시간을 거친 후 정답을 찾았다.


“해외여행을 가야겠다” 나의 일상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으로 찾아가 자유를 느끼고 싶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받았던 무거운 책임, 가장의 역할 등은 잠시 내 방 옷장에 벗어던져 놓고, 이질적이고 새롭게 느껴지는 공간에서 온전한 즐거움과 자유를 느끼고 싶었다.


대학시절부터 가고 싶었던 한 나라가 떠올랐다. 한국에서 가깝지만, 한국인의 감성엔 다소 멀게 느껴지는 나라 일본이었다. 일본의 이자카야에서 닭꼬치에 사케를 마시고 싶었다. 동네 오래된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 돼지고기와 반숙된 계란이 올려진 라면을 한 그릇 하고 싶었다. 일본에 가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그리고 함께할 파티원을 구하기 위해 친구에게 카톡을 보냈다.


이미지 출처: Unsplash
거북이 l 4월 중순에 일본 여행 같이 가지 않을래?
친구 l 내 여권도 없는데 ㅋㅋ 그래 한번 가보자!
거북이 l  후… 서른일곱에 해외여행도 안 나가 보고 뭐 한 거니??


한국 나이 서른일곱이라는 나이에 친구는 그 흔한 해외여행 한번 조차 다녀오지 않았었다. 친구에게 우선 구청에 방문해서 빠르게 여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다음 생각했다. ‘내가 누굴 끌고 다닐 처지가 아닌데 괜찮을까?’ 고난이 예상되었지만, 일단 저질러 보기로 했다. 저지르면 일단 미래의 내가 해결해 줄 것이다.


도쿄 여행 계획하기

친구의 인생 첫 여권은 4월 9일에 발행되었다. 17일 도쿄 여행을 떠나기까지 일주일의 시간이 나에게 주어졌다. 친구의 여권 정보를 확인하자마자 가장 먼저 항공편을 예매했다. 네이버 항공권 웹페이지를 통해 왕복 항공권(서울 <> 도쿄) 24만 원으로 예약했다. 아니 도쿄를 이렇게 저렴하게 갔다 올 수 있다니?!?


자 그다음은 숙박인데… 일본 감성이 느껴지고 조용한 동네에 위치한 숙소가 없을까? 에어비앤비를 뒤졌다. 5개의 후보군을 저장해 놓고, 도쿄의 중심부까지 떨어진 거리와 분위기를 고려해서 다다미 방의 게스트 하우스를  36만 원(1인기준 3박 18만 원)에 예약했다. 주요 관광지 긴자와 우에노에서 약 10-20분 거리에 미노와에 위치한 숙소였다. 시작부터 일이 잘 풀리는 데? 여행 시작도 전에 한껏 기대감이 부풀기 시작했다.


비행 편과 숙박을 예약해 두니 ‘아 진짜 도쿄여행을 가는구나’ 하는 실감 했다. 일본을 가고 묵을 수 있는 준비를 끝내 놓고… 3박 4일 동안 무엇을 하면 좋을지 본격적인 계획을 세웠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Back to Y2K

못 볼 꼴 다 보면서 자란 “편한” 친구와 떠나는 여행이니.. 가장 중요한 여행 컨셉의 요소는 아무래도 술이겠다. 일본 전통 거리에서 술에 한 번 몸을 제대로 적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몽롱한 정신으로 도쿄를 비틀거리며 걸어 다니면 꽤나 낭만 있겠다 싶었다. 분노의 질주 영화 속 한 처럼 분위기 있는 눈빛으로 걸음을 저벅저벅 걸어 보는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는 스포츠였다. 2년 간 취미로 이어온 주짓수를 일본인들과 함께 어울려 즐기고 싶었다. 꾀나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는 나의 취미를 그들은 어떻게 즐기고 있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프로 스포츠를 관람하고 싶었다. 아시아 최고 프로 스포츠 인프라를 갖춘 일본은 JBL(야구), J(리그) 등 관람 스포츠가 활성화되어 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우라와 레즈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스포츠 팀들이 일본에는 많다. 경기장에 찾아가 스포츠 관람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싶었다.


보통의 사람들은 미식과 쇼핑을 위해 도쿄를 찾겠지만, 우리의 여행은 진한 알코올과 스포츠가 함께할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 여행의 컨셉은 “Back to Y2K”. 2,000년 학생 때 함께 놀던 순수하고 바보 같던 감성으로 돌아가 도쿄를 즐겨보기로 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이 일정을 계획했다.   


이미지 출처: 요미우리 자이언츠 페이스북

1. 17(수) 시부야 - 신주쿠 [도시 전경 및 식도락]

숙소 체크인

오후: 시부야 거리 걷기 → 논베이요코초(골목) 낮술

저녁: 신주쿠 오모이데요코초(골목) 저녁 → 신주쿠 골든가이 BAR

2. 18(목) 아사쿠사-우에노-오다이바 [관광 풍경]

오전: 아사쿠사 (센소지 사찰)

오후: 우에노 (아메야 요코초 시장, 우에노 공원)

오후-저녁: 오다이바 (아사쿠사에서 수상버스 타고 이동, 16시까지 운행)

3. 19(금) 카가라자카 - 긴자 - 메이지 진구 [쇼핑 및 스포츠]

오전: 카구라자카 - 이이다바시 (에도시대 일본 분위기)

오후: 긴자 (세련된 브랜드 숍)

저녁: 메이지 진구 야구장 (야쿠르트 경기 관람)



도쿄 3박 4일 세부 일정 계획이 궁금하시다면?!

https://bit.ly/3ULb7Q5


[거창했던 우리의 도쿄 여행은 어떤 고난이 기다리고 있을까?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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