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 브랜딩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커리어를 유지해 온 사람이나, 서비스 등에 눈길이 많이 가는 요즘이다. 30년 경력의 중식 장인, 20년 위스키 등 세월의 흐름에서 느낄 수 있는 아우라와 깊이가 있다.
글로벌 디지털화, 생성형 ai 등이 일상화된 사회의 흐름에서 1분 1초가 다르게 세상이 변하고 있지만, 변화의 흐름 속에서 이들은 정체성을 완전히 변화시키기보다 자신들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변화하는 사회에서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달라진 판의 흐름 속에서 이들은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당긴다. 그래서 본인들의 색깔을 유지하는 게 전혀 아집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새롭고 완전히 다른 혁신 제품보다, 더 소장하고 싶고 체험하고 싶은 신비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이번 화에서는 오래된 브랜드 헤리티지를 유지하고 확장시킨 자동차 제조 브랜드 포르쉐를 소개하고자 한다.
포르쉐의 기원
포르쉐의 창립자 페르디난트 포르쉐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엔지니어로서 명성을 얻었다. 지금의 포르쉐 브랜드의 의미지와는 달리 그의 비전은 작고 효율적인 대중적인 차를 만드는 것이었다.
벤츠에서 이 비전을 실현할 수 없었던 그는 포르쉐 GmbH 자동차 제조회사를 설립한다. 초창기 폭스바겐과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고, 역사상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차량 비틀을 선보였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이후 1948년, 포르쉐는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첫 번째 차량 포르쉐 356을 출시했다. 슬림하고 가벼운 이 스포츠 카는, 르망 레이싱에 참여하며 우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두해 동안 포르쉐의 자금 사정은 좋지 않았다. 새로운 혁신을 꾀하던 시기,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아들 페리 포르쉐는 포르쉐를 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리브랜딩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스포츠카라는 비전아래 포르쉐 911 이 탄생했다.
헤리티지가 된 포르쉐 911
911은 잠재 차량 소비자의 1%만을 공략했다. 빠른 스피드, 차량의 성능에 관심이 많았던 부유층이 타겟이었다.
앞선 경험들을 통해 포르쉐는 경주용 차를 일상화된 차로 개조시키는 데 강점이 있었고, 1%의 시장은 911에 열광했다.
포르쉐는 911의 가능성을 빠르게 확인했다. 911의 희소성, 특별한 가치를 만들기 위해 정통성 있는 디자인을 유지하되 지속적인 혁신으로 차량을 발전시켰다. 그들의 노력으로 현재에 이르러 카레라부터 터보까지 모델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정리하는 글
지난 60년의 세월 동안 소비자는 911의 역사와 성장 과정을 지켜보았다. 911은 현재 포르쉐 수익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수익원이다. 일정 시간이 흘러 사라지는 상품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더 희소성과 가치가 부각되는 911은 제품생애주기를 역행한다.
포르쉐의 911은 전통이라는 근본에 다채로운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층을 겹겹이 레이어로 쌓아 올린 잘 구워진 파이와 같다. 이 파이를 한 조각 베어 물면, 깊은 맛과 풍부한 식감이 혓바닥에서 감도는 경험을 한다. 고객은 이런 황홀한 경험을 하기 위해 과감하게 지갑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