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발톱은 사람과 달리 여러 겹으로 이루어져 있다. 안쪽으로 새 발톱이 자라면 바깥쪽 죽은 발톱을 제거해야 하는데 스크래칭으로 그것을 손질한다. 또한 고양이의 발바닥에는 땀과 호르몬을 분비하는 샘이 있다. 스크래칭을 하면서 발톱을 손질하는 동시에 체취를 묻혀 자신의 영역임을 표시하는 것이다. 이런 목적 외에도 기분이 좋거나 안락함을 느낄 때, 큰 소음에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등 다양한 이유로 스크래칭을 한다.
베리보다 아서가 스크래칭을 더 많이 한다. 심지어 아서가 오기 전까지 베리에게서 스크래칭 행위를 본 기억이 많지 않다. 다만 애기 때 베리는 실로 만들어진 스크래쳐보다 종이 재질의 스크래쳐를 더 좋아해서 기껏 비싸고 좋은 걸 사줘도 처음에 서비스로 받은 종이 스크래쳐만 가끔 긁어댔다. 아서는 이곳저곳 스크래칭 하는 걸 좋아한다. 스스로 발톱 관리에 꽤 정성이라 스크래칭뿐만 아니라 이빨로 아작아작 씹어 죽은 손톱을 제거하기도 한다. 손질이 잘 되어 날이 시퍼런 손톱으로 집안의 스크래쳐들을 긁고 급기야 소파까지 다 찢어놓는다. 비장하게 구비해 놓은 리클라이너인데.. 몇 번 기능을 해보지도 못하고 고양이들이 들어가 다칠까 봐 전기선을 뽑고 일반 소파로만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완전히 아서의 스크래쳐로 기능하게 됐다. '찌직 찌지직' 굉음을 내며 소파를 찢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땐 놀라고 돈 생각이 나서 슬펐는데 이제 포기했다. 어처구니없게도 그 모습마저 귀엽다. 넓지도 않은 평수에 스크래쳐를 6개나 뒀는데도 그걸 안 긁고 꼭 소파를 긁니. 누가 고양이 아니랄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