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제문(祭文)을 읽다보니, 마음을 울리는 구절이 보인다.
남은 삶도 다 끝나가니 / 餘景就盡
외로움도 얼마나 되랴마는 / 撫孤無日
번역문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원문을 보니 의아한 곳이 있다. '경(景)'에 '시간', '세월'이란 뜻이 있으니 '여경(餘景)'을 '남은 삶'이라 한 것은 이해하나, 다음 구절은 잘 모르겠다.
'무고(撫孤)'를 그냥 '외로움'이라고 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무일(無日)'을 '얼마나 되랴'로 푼 것은 좀 아쉽지 않나 한다.
'무고'는 글자 그대로 풀어 '외로움을 어루만지다'라 하고, '무일'을 '하루도 빠짐없이(매일)'로 보는 건 어떤가?
이렇게 보면, 저 구절은 이렇게 풀 수 있겠다. "남은 시간 많지 않으니 / 매일같이 외로움 어루만지리"
물론 이 해석은 완전히 틀린 것이다. 그러니 바로잡아주시느라 수고하지 마시라. 요즘의 내 심사를 그렇게 붙여본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