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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유 Mar 21. 2024

뫼르소 , 요조

'뫼르소와 요조를 넘어서'이 글의 첫 제목을 입 밖으로 내뱉을 때만 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공허한 희망을 붙들고 신음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나의 모습을 넘어서 이상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신음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무엇인가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그때 죽지 않고. 나 스스로 내 목숨을 끊지 않 것을 다행이라고 여길 거라고. 그런 희망을 붙잡았다.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이를 악물고 연기하면 된다고. 내 이 뒤틀린 본성을 숨길 수 있을 거라고. 아니 이 본성이 변할 것이라고.


참 병신 같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병신 같다고 생각한다.


타인은 귀찮다. 이상적인 모습에 닿고자 하는 강박을 버리자면 나는 그런 인간이다. 그저 내 욕망을 채워버리고 저리로 꺼져버리면 좋겠다.


성욕을 풀어버릴 곳이 필요하다. 내 욕망을. 그러니 연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좋은 사람인척.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척.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라 간파당하겠지만. 그렇게 또 혼자가 되겠지만. 시발 다른 방법이 있는가. 참으로 좆같다. 삶은 저주 같다. 내가 가진 것이 뭐든. 참 좆같은 본성을 타고났다.


인간실격을 읽었을 때의 반가움을. 이방인을 읽을 때의 쾌감을 저 병신들이 이해나 할 수 있을까.


저 병신들. 저 병신들. 저 지랄을 한다고 사람이 달라질까.

기도를 하고. 회개를 한다고. 삶을 열심히 산다고. 모두 가면을 쓰고 산다. 아니 아마 나만 가면을 쓰고 있겠지. 좆같다.


는 뫼르소이다. 요조이다. 세상에는 이런 종류의 인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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