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은 그에 대해 생각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가 가진 것은 인간의 고통을 향한 연민도. 인간 존재 자체를 향한 애정도 아니었다. 그가 만약 인간을 향한 순진하고도 따뜻한 애정을 가졌다면 그는 그렇게까지 인간의 어두움 속으로 걸어갈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아마 뒤틀렸을 것이다. 자신이 봐왔던 진실들을 허울 좋은 말들로 포장했을 것이다. 그가 가진 것은 그저 인간의 진실을 향한 호기심과 놀라울 만큼의 통찰력뿐이었다. 인간을 향한 무심한 마음이 그를 최고의 정신분석학자로 만들었으니. 그는 그 무심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했다. 그 속에 있는 괴물이 무엇이든지 간에. 그것이 그가 가진 무심한 사랑의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