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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들 May 22. 2021

브런치 글을 멈출 수 없는 이유

작가 신청 한 번만 합격, 다음 메인 노출까지

블로그를 꽤 오랜 시간 운영해서 이른바 현재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다.


첫 시작은 아들 육아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아들의 모습을 기록하고 싶었고, 보기보다 꼼꼼한 성격에 블로그가 원하는 대로 글을 써나가다 보니 어느 순간 노출이 잘 되는 블로그가 되었고, 둘째가 태어나면서 나는 '협찬'이라는 것에 눈을 떴다.


그렇게 정신없이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필요하면서도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족족 신청해가며 물욕에 가득 찬 생활을 즐기며 집안 가득 물건을 쌓아두기 시작했다. 4년 가까이했더니 이른바 '현타'가 왔다.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받으려고 이렇게 스트레스받아가며 블로그를 했구나.'


첫 의도와 다르게 너무나도 상업적으로 변해버린 초록창 블로그는 어느 순간 블로거들에게 찐-정보성 글들을 요구해왔고, 대가성으로 가득 찬 내 글들은 노출에서 저절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물론 정보성 글을 가득 채우다 보면 어느 순간 방문자수가 오르고 자연스럽게 협찬과 원고료가 쑥쑥 올라가기 마련인데 나는 더 이상 글을 쓸 마음도, 정성스럽게 사진을 찍을 시간과 여유가 없었다. 열심히 하다 보면 가계경제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나는 지금 돈보다는 아이의 교육과 성장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하기에 블로그와 점점 멀어져 가기 시작했다.


가끔씩 아이들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남겼던 육아일기가 의외로 많은 이웃분들에게 큰 반응을 얻어 내 글을 챙겨보는 분들이 많아졌다. 육아일기를 즐겨보시는 분들이 내 육아일기를 읽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에 신이 나서 정말 열심히 쓰기도 했던 것 같다. 물론 상업성을 함께 안고 가는 블로그에 내 아들의 장애에 대해서는 쓸 수가 없었다.


어느 누군가는 '애나 제대로 키우시지.'라는 생각을 할 것만 같았고,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블로그에 아들의 얼굴을 노출해왔었는데 동네 사람들, 혹은 아들의 친구(부모님)들이 장애를 알게 되면 괜한 선입견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에 꾹꾹 비밀로 묻어두고 있었다.






아주 소수이긴 하지만 블로그에 진정성 있는 글을 쓰시는 분들이 몇 분 계셨는데 그곳에서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알게 되었고 가끔 머리에 휴식이 필요할 때면 브런치에 들어와 그분들의 글을 정독해서 읽곤 했었다. 내가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해보질 못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지인들이 하나, 둘 브런치 작가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용기를 내어 아들 이야기를 오픈하며 작가 신청을 하게 되었다.


5월 5일 무료하던 휴일 오후 아이패드를 펼쳐놓고 무엇을 쓸지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내가 아들을 키우면서 목표하던 것에 대해 술술 써나가기 시작했다.


브런치에서는 내 아이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읽어줄 독자분들이 계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이곳에서는 작가분들의 글을 한 글자씩 곱씹어가며 감상하곤 했으니 말이다.




글솜씨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마음을 담아 글을 쓴 덕분인지 작가 신청 이틀 만에 (휴일을 끼고 있었으니 하루 만에) 5월 7일 오전 10시에 브런치 축하 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 사실 작가 신청을 해놓고 ‘브런치 작가 신청’에 대한 검색을 해보며 ‘나도 과연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7전 8기 계속 도전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의외로 빠른 시간 안에 되신 분들도 계셨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가 된 후에 돌아보니 나는 특별한 케이스라 한 번에 된 것일까 생각하며 작가 신청이 한 번에 수락된 것이 뿌듯하고 기뻤다.


그런데 막상 작가가 되고 보니 또 다른 산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나의 글을 읽어줄까?’


블로그를 할 때도 마찬가지로 어떻게 하면 노출이 잘 되는 글을 쓸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했었는데 브런치 작가가 되어서도 어떻게 하면 내 글을 사람들이 읽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 것이다. 햐… 정말 뭐든 한 번에 모든 것을 쉽게 얻을 수는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작정 써보기로 했다. 남편은 내게 ‘당신은 참 복이 많은 것 같아.’라는 말을 종종 하곤 하는데 이번에도 그 말이 들어맞은 건지 브런치 두 번째 글이 Daum과 카카오톡 #에 노출되어 조회수가 폭발하는 기쁨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제목이 좀 자극적이긴 했다.(고 본다.)

그런데 조회수가 높은 대신에 또 한 가지 고민은 Daum이나 카카오톡 탭에 노출될 경우 브런치의 ‘라이킷’과 ‘구독자 늘리기’는 힘들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 노출된 순간의 기쁨이 있었지만 또 한 가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구독자수를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계속해서 좋은 글을 써 나가다 보면 구독자수가 점점 늘긴 하겠지만 브런치는 뭔가 계속해서 나를 목마르게(?) 한다. 사실 블로그에서는 글을 쓰거나, 안 쓰거나 매일 조금씩 들어오는 애드포스트가 나를 기쁘게 만들어주지만 브런치는 아무리 글을 써도 금전적인 혜택은 받아볼 수가 없다. 글을 써서 출판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도 아닌데 나는 그냥 글을 쓰고 싶다. 누군가가 공감하며 내 글을 읽어주면 더욱 좋겠지만, 평소 응어리진 내 마음을 헤아려줄 글을 계속해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틈나는 대로 계속 글을 써나가긴 하겠지만 지치지 않고 계속해나갈 수 있기를 오늘 또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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