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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언영 Jun 05. 2021

프랑스, 실업 수당에다가 면접 교육까지 무료로

스트레스 관리에 인성 교육까지

얼마전 실업청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교육을 받으라는 것이다. 무슨 교육 ?? 싶었지만, 정해진 기간 동안 실업 수당을 받으려면 얌전히 시키는데로 해야지 싶어 그러겠다고 했다. 솔직히 귀찮았다.


온라인으로할 건지, 오프로 할건지 정해라고 한다. 온라인 줌으로 하겠다고 했고, 각종 서류에 싸인해서 보내라는 메일을 받고 시작하게 되었다. 2주 간의 교육이었다.


제목은 그대로 번역하자면, ‘그의 이미지를 가치있게 하다’ 뭐 이런 것이었다.


아무리 이곳에서 오래 살았어도 불어는 남의 나라 말이다. 나의 불어는 여기서 살아가는데 지장 없을 정도지, 유창하지는 못하다.

그러니 불어도 잘 못하는 내가 하루 죙일 무슨 교육 ?? 싶었지만, 그냥 부딪혀보자 싶었다.

월요일 첫날은 강사와의 간단한 개인 면담이었다. ‘이미지를 가치있게 한다’는 교육인 즉슨, 채용 면접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니 그 말이 맞아떨어지기는 한다.


강사에게 나의 어설픈 불어실력과 많은 나이를 이야기 하니, 불어는 괜찮다고 하면서, 이력서에 나이는 적지 말라고 하면서, 무슨 테크닉처럼 알려주었다.

그러니 자존감이 좀 올라가는듯 했다.


그리하여 참가자들과 함께 줌으로 교육을 받게 되었는데, 다들 24살, 27살, 31살,,, 그야말로 울랄라~ 싶었다. 젊은이들과 함께 할수 있어 좋다고 이야기하고는 싶다.


예전에 운전 면허 준비할 때도, 큰 아이 또래들과 어깨 나란히 하며 필기 수업 들었던 기억이 난다.


불어도 잘 못하는 노땅이 여기 끼어 물이나 흐리지 말아야 될텐데 하면서 입 다물고 있으려 했는데, 넉살 좋은 오십대 아짐이라, 가만있게 되지는 않더라.  

그리고 어떤 유혹적인 순간이 와도 절대로 내 나이는 발설하지 않았다. 

40대 쯤으로 짐작해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램이… 


면접시 태도와 사용할 용어들, 하지 말아야 될 말 등을 가르쳐 주는데, 그냥 깔끔하게 가서 면접보면 되지 라고 생각했던 것이 부끄러워 질 정도로 면접 스킬이 있더라.


면접시 나올수 있는 질문, 자기를 간단하게 소개하는 pitch,  본인의 강점, 그리고 단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항상 개선해야 될 점이라고 하면서 여러 방법들을 알려주었다.


무엇보다 좋았던건, 나 자신에게 집중할수 있었다는거다. 내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함께 혹은 혼자 일하는걸 좋아하는지 등)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알아갈수 있었다.


교육을 시작하기에 앞서, 어떤 기관에서 하는 업무 관련 그리고 인성 테스트가 있었다.

그 테스트는 업체에서 면접 시 제시하기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세 번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그 테스트에 PDF 형식의 보고서까지 만들어 다운 받아 가지고 있을수 있었다.   


스트레스 관리

 

소그룹으로 나누어 서로 면접 후보와 채용자의 역할을 바꾸어가며 시뮬레이션을 하고, 프로그램에는 스트레스 관리까지 있었다. 하루는 오로지 스트레스 관리에 관련된 교육이었다.


항 우울 관련 자연 치유 생약 및, 책들을 소개해주고, 자기 집중력, 그리고 스트레스 완화 운동 등을 했는데, 그동안 많은 운동을 했지만, 근력 키우고 몸매 가꾸기 위해 했지, 한번도 긴장 완화를 위한 운동을 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assertivité라고 해서, 본인의 의견이나 주장을 감정적인 부딪힘 없이 질 높은 수준으로 표현하는 교육이 있었다. 예를 들어, ‘물건 납품이 늦어 더 이상 당신들과 일을 못하겠어요’같은 표현을 상황, 감정, 필요, 요구 등에 맞추어 다시 문장을 만드는 교육을 받았다. 이는 사람간의 관계 교육으로, 함께 교육에 참여한 어떤 이는 이렇게 말을 해 버릇하면 이혼도 피할수 있겠다고 했다.   


여러모로 유익한 교육이었다. 새삼 프랑스 실업청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강사인 라파엘은 한국 드라마를 보고 어떤 남주인공에 반했다고 한다. 어떤 드라마인지, 주인공은 누구인지 궁금했지만,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하면서 여운을 남겼다.


그녀와는 나중에 한국 식당에서 함께 식사할 것이다. 당연히 내가 초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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