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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직장생활 시리즈, 인간관계 팁 8편

by 유주

오랜만에 8편을 쓰네요. 오늘은 직장에서 갈등을 피하지 않고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나눠보려고 합니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크든 작든 갈등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매일 만나거나, 가까이 있는 사람일수록 그 갈등이 크게 느껴진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조차 내가 이해 안 갈 때가 있는데 남이 나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정도는 억울하지도 않다. 살다 보면 나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잘못 비추어져서 시시콜콜하게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건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이다. 나도 다른 이에게 그런 존재이고, 나 또한 타인의 입장을 온전히 이해하는 게 애초에 쉽지 않다고 가정하면 조금 더 편안하게 갈등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나를 알아서 이해해 줄 것이란 생각을 안 하려고 하는 편이다. 또한, 상대에게 이해 안 가는 부분을 짚어서 말하지 않으면 상대는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갈등을 풀고 싶을 때 내가 먼저 소통을 시도하는 게 어렵지 않다.


몇 년 전 신입 티를 못 벗어났던 때, 사이가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했던 선배가 있었다. 잘 지내고 싶은데, 자꾸 내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니 친하게 느끼다가도 멀어지기 일쑤였다. 그런데 같은 팀이다 보니 얘기를 안 할 수 없었고 업무에도 지장이 갔다. 신경도 계속 쓰였다.


하지 말아 달라는 말을 분명히 했는데도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그렇다고 말을 그만둘 수도 없는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4개월이 지났다. 어느 순간 화병이 날 것 같은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고민 끝에 대화를 시도했다. 단 하나, 내가 하는 얘기를 바로 반박하지 않고 일단 들을 준비가 되었다는 전제하에 대화하고 싶다고 했다. 천성이 나쁜 사람이 아닌 선배는 내 말을 받아들였다.


나는 대화 전에 내가 기분이 좋지 않았던 일들을 모아 케이스 별로 나누어 작은 노트에 정리했다. 크게 세 가지였다.


1. 다른 사람에게 내 얘기를 하는 것, 그리고 그때 한 얘기와 그 사람의 생각을 내게 전달하는 것

2. 다른 사람의 사소한 점까지 내게 험담하는 것

3. 나에게 말을 세게 하는 것


보다시피 나는 누구보다 말에 민감한 사람이다. 이후 케이스 별로 몇 가지 예시를 들었고, 예시마다 내가 느낀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적었다.


예를 들어 1번의 경우, 언젠가 나와 사이가 안 좋았을 때 그 당시 상황을 10명 이상의 회사 사람에게 한 적이 있고, 그때 누구와 어떤 얘기를 했는지 내게 얘기해 준 적이 있다. 이걸 왜 나에게 전하지, 어이가 없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 까마득했던 기억이 있다. (그 사람들을 마주칠 때마다 그 얘기가 떠오르는 건 덤이었다.) 어쨌든 그 상황에서 내가 느낀 점들을 다 적었다.


대화를 시작할 때는 준비해 온 노트를 처음부터 하나씩 같이 읽고 내가 느낀 걸 얘기했다. 선배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듣기도 했다. 다행히도 그제야 말을 세게 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는 것 같았고, 내가 힘들었음을 이해한다며 사과했다. 물론 나도 잘못한 게 분명 있었을 것이기에 나도 생각나는 점들은 다 사과하며 후련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 이후로는 이전과는 달리 말을 조심하는 게 느껴졌고, 나도 다시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


물론 나는 연차가 많이 차이 나지 않는 선배와의 갈등이었기에 모든 상황에 적용하기 어렵겠지만, 결론은 이렇다. 갈등 상황에서 상대로 인해 느낀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자. 상대도 나의 입장을 이전보다 이해하고, 오해와 갈등의 고리를 푸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내 잘못이 있다면 당연히 그것도 짚고 넘어가는 게 맞다.


만약 소통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굳이 이렇게 하지 않고 지내도 된다. 모든 것은 사람과 상황을 보고 판단하자. 다만 이런 방법도 있으니 비슷한 사례를 겪고 있다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인간관계 팁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더 써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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