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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쌤 Mar 28. 2024

제주살이 책이 세상에 나오다

<제주 사계절 행복 스케치>

제주는 매일매일 보물섬과 같았다. 새로운 올레길을 걸을 때면 오늘은 어떤 보물을 만날까 하는 기대로 발걸음이 가볍고 마음이 설렜다. 내가 모르는 제주를 만날 때마다 수많은 감탄을 했다. 그 감탄을 잊지 않기 위해서 새벽에 일어나 그날 찍은 사진을 보며 다시 감상에 젖어 그날의 기록을 남겼다. 


그 기록에 누군가가 좋아해 주고 누군가가 댓글을 남겨주면 또 그게 뭐라고 온종일 신이 났다. 하루에 3만보를 걷고 쓰러져 잠이 들어도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그 응원의 힘으로 그날의 감탄을 기록으로 남겼다. 어디에? 여기 바로 브런치에. 그래서 제주에 있는 동안 제주살이 브런치 쓰는 힘으로 더 재미있게 살았다. 


어느 작가가 말한 것처럼 나도 삶을 두 번 살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한 번은 실제 발로 제주를 걸었고, 한 번은 나의 글로 제주를 한 번 더 만났다. 그렇게 제주를 2배 농축해서 살아가니 제주살이가 더 의미 있어졌다.




그 기록들이 쌓이고 쌓이니 용기가 생겼다. 

'그래? 한 번 책으로 만들어 봐?'

그리고 정말로 원고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출판사에 투고를 했지만 돌아오는 건 '우리와 맞지 않는다는 응답' 뿐이었다. 

'아직도 멀었구나! 더 갈고닦아야겠구나! 아직 글이 많이 부족하구나!' 하며 자포자기했다. 나의 버킷리스트에 있는 '제주책 만들기'는 정녕 이대로 끝나는 것 같았다.


아내도 그랬다.

"좋은 추억 만들었으면 됐지. 굳이 책으로 만들어야 하나?"

"..."

아는 동생도 그랬다.

"행님, 기념으로 한 권 정도 만들어 소장해도 되지 않아요?"

"맞제..."


다 맞는 말이었다. 내 기억 속에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았으면 됐다. 내 브런치에 글들이 누군가에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됐다. 그리고 추억용으로 한 두 권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책으로 만들어 독자들에게 제주의 아름다운 곳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버킷리스트를 완성하고 싶은 나의 욕망이 생각보다 너무나 컸다.




포기하지 않는 한 희망은 다시 찾아오는 모양이다. 자경노 3기 <오늘도 교사로 걷는 당신에게>의 저자이신 미미쌤께서 죽어있던 나의 원고에 불을 지펴주셨다. 여름 방학 내내 글을 다시 적고 수정하는 작업을 도서관에서 선생님 서른다섯 명과 함께 했다. 그분들과 함께 했기에 글을 다시 소생시킬 수 있었으며 다시 한번 더 출판사에 투고할 용기를 내게 되었다.


하지만 그 가상한 용기에도 출판사들의 끝없는 거절의 메시지들이 다시 메일함을 수놓았다. '역시 되는가?' 하는 자책의 연속이 매일매일 나를 괴롭혔다. 그러다 한 출판사에서 나에게 손을 내밀어주셨고, 계약 조건에 한 달 이상 고민을 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에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쓰기로 했다. 그 당시 읽었던 지금은 돌아가신 신민경 저자의 <새벽 4시 살고 싶은 시간>이 결정적으로 내게 힘을 주어 계약에 성공했다.  



"자신에게 물어봐 주세요. 뭘 좋아하고, 뭘 잘하고, 뭘 하고 싶은지. 그리고 거기에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쓰세요. 저는 그게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인 것 같아요. 나를 사랑하지 않은 오랜 시간을 후회하고 있어요."

-신민경 지음 < 새벽 4시 살고 싶은 시간>




정말이지 초점을 '내가 좋아하는 일'에 맞추니 모든 게 쉽게 해결이 되었다. 그 긴 수정의 시간이 오히려 즐거웠다. 비록 중간중간 하루 만에 수정을 해야 하는 일도 있었지만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이니 피곤해도 스스로 감당할 수 있었다. 그렇게 두 달여 동안의 긴 수정 끝에 내 책이 만들어졌다.


그 이름이 바로 <제주 사계절 행복 스케치>다. 

부제는 '그대에게 제주라는 쉼을 주다'다. 제목도 내가 만들고 부제도 내가 만들었다. 그리고 예약 판매가 시작되었다. 출판사에서 내 책에게 해 준 홍보글이다. 만족스럽다.


제주에서는 누구나 다

마음 부자가 된다!”      

    

제주에서야

비로소 찾은 여유!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위한

제주 감성 힐링 에세이!    

 

“아,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도에서 살면 진짜 좋겠다!” 친구와 함께 간 여행에서 무심코 뱉은 말이 현실이 되었다. 제대로 마음을 먹은 후, ‘제주 1년 살이’를 위한 준비는 일사천리였다. 갑작스러운 가장의 부탁에도 선뜻 끄덕여준 가족들 덕분이었다.     


이 책은 삶에 지친 저자가 1년간 제주도로 이주해 직접 보고 겪은 풍경을 담아낸 책이다. 다채로운 사계절이 구십 여장의 사진, 이백 여장의 글로 오롯이 담겼다. 다시 뭍으로 돌아온 후에도 약 한 달간은 서귀포 앓이를 했을 만큼 제주가 그리웠다는 저자. 서귀포의 숲과 새소리, 꽃향기와 오름은 ‘엄마의 품처럼’ 넉넉하고 포근했다며 저자는 회상한다.     


저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그토록 ‘아름다운 제주도’가 궁금하다면? 더는 망설이지 말고 『제주 사계절 행복 스케치』를 펼쳐 보자! 책장 곳곳에서 펼쳐지는 개성 가득한 에피소드와 가슴이 뻥 뚫리는 전경은 떠날 여유가 없는 당신에게도 대리만족을 선사할 것이다.     

 



그리고 완성된 목차다.


  ■    차  례  

    

프롤로그 자신만의 제주살이 맛을 찾아서  

   

생각지도 못한 제주살이의 시작

01. 제주 1년 살이-친구의 말 한마디에 결정되다

02. 집 구하기-제주도는 아파트도 좋아요

03. 이사-진짜 제주살이를 시작하게 되다

04. 마라도-배 타고 짜장면 먹기 임무 완료   

  

노랑 보라 초록의 향연봄 제주

01. 3월 2일-제주의 3월 2일은 비유티플(beautiful)해

02. 유치원 운동장-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게 선물이었구나!

03. 흑돼지-제주에 흑돼지가 있긴 한 거야?

04. 가파도-이렇게 기다려서라도 굳이 가야 한다

05. 무꽃-제주의 진정한 봄꽃을 만나다

06. 서귀포 치유의 숲-선택과 집중을 나무에게 배우다

07. 성산일출봉-절대 두 번은 못 가!

08. 칠십리시공원-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곳

09. 차귀도-봄바람이 솔솔 불어오면 차귀도로 

10. 영실코스-5월엔 영실 탐방로를 꼭 찾아라 

    

푸릇푸릇 찰랑찰랑여름 제주

01. 아침 산책-자유와 여유로움을 찾아서

02. 친구-산다는 건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일

03. 색달해수욕장-결국 좋은 기억만 가슴에

04. 수국-꽃도 활짝! 웃음꽃도 활짝!

05. 지미봉-여행은 시작이 좋아야 한다

06. 사려니숲길-부모님 모시고 오고 싶은 숲길

07. 스누피 가든-인생 사진 찍는 곳이 여기 있다고? 

08. 도서관-서귀포 도서관들은 뭔가 특별하다

09. 신화워터파크-어른들이여 웃으며 마음껏 놀아라 

    

한들한들 여유 있게가을 제주 

01. 범섬-좋아한다는 건 뭘까?

02. 노을-친구가 갑자기 노을이 보고 싶다고 했다

03. 귤-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자연의 작품(feat. 황금향)

04. 반딧불이-반딧불이 포옹보다 훨씬 더 따뜻했던 순간

05. 폭포-내 마음속 여유 스위치를 켜다

06. 억새-가을엔 억새를 보러 가자

07. 내가 관광 가이드?-좋은 곳은 꼭 다시 찾게 되어 있다

08. 고등어회-저승길 문턱까지 안내한 제주 고등어회

     

하양 검정 따뜻한 세상겨울 제주

01. 설산-가볍게 설산을 즐기고 싶다면 어승생악으로

02. 손님 초대-내 손으로 엄마에게 밥을 해 드리다 

03. 갑오징어-나도 제주에서 월척을 낚았다!

04. 까만 돌-배경이 되어주는 넉넉함

05. 올레길-두 발로 걸어서 완주한 제주 올레길 

    

에필로그 한 서귀포 예찬론자의 고백


목차를 보니 제주 살이에 대한 내용이 잘 들어간 것 같아 만족스럽다. 



책이 나왔다. 홍보 차원에서 이 글을 쓴 게 맞다. 그런데 희한하게 글이 나오기까지의 일들을 회상해 보니 정말이지 나 하나로 절대 책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여러 분들이 진심으로 도와주셨기에 책이 나왔음을 알게 된다. 그 하나를 또 알게 되어 기쁜 새벽이다. 


무엇보다 버킷리스트를 완성해야겠다는 나,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나 자신에게 고맙다.

죽어있던 내 제주원고를 심폐소생시켜 준 미미쌤에게 정말 고맙다.

출판 계약을 고민하다 나에게 좋아하는 일에 돈과 에너지와 시간을 쓰라고 말해준 돌아가신 신민경 작가님에게 정말로 고맙다.

원고를 끝까지 수정해 준 나의 편집자님에게도 정말 고맙다.

이 책이 세상에 나와 한 권씩 사주고 홍보를 해주는 자경노 4기 선생님들과 지인 모든 분들에게 너무 고맙다.


이런 모든 분들의 고마운 마음들이 모여 이렇게 하나의 책이 나왔음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이런 소중한 책이 오랫동안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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