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 by hedgehogmother
“색감 대비가 참 아름답지?”
그는 사진을 찍다 말고 말했다.
“파란 바다, 초록빛 초원 그리고 검은 현무암까지. 자연이 이렇게 아름다운데…….”
그가 말을 줄였다.
“그런데?”
나는 궁금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할지.
“근데 이 자연보다 상희 네가 더 아름다워.”
그는 늘 그런 식이었다.
낯간지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심지어 담백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좋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헛웃음을 지었다.
“뭐야 정말.”
싫지 않았다. 사실 너무 좋았다.
이 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차라리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았다.
“너도 멋져.”
나는 쑥스러워서 한마디 툭 던지고 저 멀리 사진을 찍으러 갔다.
“상희야 같이 가!”
그는 시원하게 웃으며 나를 따라잡았다.
“달리기 진짜 빨라.”
나는 숨을 헉헉 몰아쉬며 말했다.
쪽
그가 입맞췄다. 짭조름한 바다 맛이 났다.
해풍을 오래 맞고 목장에서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갑자기?”
나는 화들짝 놀라 그를 밀어내려 했다.
그럴수록 그는 더 강하게 나를 껴안았다.
“응. 갑자기. 도저히 못 참겠어서.”
그는 다시 한번 그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더니 깊게 입맞췄다.
(이어서 계속)
<단어 줍는 진이령>은 인스타그램 project_jiniryeong 계정 게시물에 달린 댓글을 기반으로 적은 연작소설/에세이입니다.
댓글로 단어를 달아주시면 그 단어들을 엮어 연작 소설을 적거나 에세이, 짧은 글을 써보고자 기획하였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