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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령 Jan 15. 2022

14화. 현무암

word by hedgehogmother

“색감 대비가 참 아름답지?”

그는 사진을 찍다 말고 말했다.


“파란 바다, 초록빛 초원 그리고 검은 현무암까지. 자연이 이렇게 아름다운데…….”

그가 말을 줄였다.


“그런데?”

나는 궁금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할지.


“근데 이 자연보다 상희 네가 더 아름다워.”



그는 늘 그런 식이었다.

낯간지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심지어 담백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좋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헛웃음을 지었다.


“뭐야 정말.”

싫지 않았다. 사실 너무 좋았다. 

이 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차라리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았다.


“너도 멋져.”

나는 쑥스러워서 한마디 툭 던지고 저 멀리 사진을 찍으러 갔다.


“상희야 같이 가!”

그는 시원하게 웃으며 나를 따라잡았다.


“달리기 진짜 빨라.”

나는 숨을 헉헉 몰아쉬며 말했다.



그가 입맞췄다. 짭조름한 바다 맛이 났다. 

해풍을 오래 맞고 목장에서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갑자기?”

나는 화들짝 놀라 그를 밀어내려 했다.

그럴수록 그는 더 강하게 나를 껴안았다.


“응. 갑자기. 도저히 못 참겠어서.”

그는 다시 한번 그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더니 깊게 입맞췄다.


(이어서 계속)




<단어 줍는 진이령>은 인스타그램 project_jiniryeong 계정 게시물에 달린 댓글을 기반으로 적은 연작소설/에세이입니다.


댓글로 단어를 달아주시면 그 단어들을 엮어 연작 소설을 적거나 에세이, 짧은 글을 써보고자 기획하였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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