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10분과 15분 사이에

어묵볶음과 오징어볶음

by WooSun

강아지를 산책 시키 전 배가 고파왔다.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게 만드는 흐린 날씨로 더 침대에 있을까? 꼬르륵 거리는 배를 만족 시킬까? 고민하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강아지에게 유산균과 아침을 주고 밥통 앞에 섰다. 먹을까? 그래 뭐라도 먹고 움직이자.


냉장고에는 어제 먹었던 어묵볶음과 오징어볶음이 있다. 어제 먹은 오징어볶음은 생각보다 맛이 없다. 자연스럽게 손이 어묵볶음만 냉장고에서 꺼냈다. 밥통에서 어제 해놓은 밥을 그릇에 푸고 어묵볶음을 밥 위 올려 덮밥으로 먹었다.


주방 창을 통해 보이는 밖은 나가기 싫은 날씨다.


투덜거리며 한 숟가락. 이게 무슨 맛인지. 뇌에서 '너는 배가 고파서 밥을 먹어야 해'라고 하는 사인에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아무 맛도 안 난다. 그렇게 먹다 보니 두 숟가락 남은 밥. 어묵볶음으로 살아있는 미각을 다 채우기가 싫어졌다. 맛없는 아니 맛이 없다고 뇌에 기억된 오징어볶음을 꺼내서 전자레인지에 3분을 돌렸다.


멍하니 창을 통해서 세상을 보니 벚꽃들이 아직 피어 있다. 봄은 왔다. 하지만 나를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의 봄은 아직도 오지 않은 기분이다.


띵~소리와 함께 멈춘 전자레인지의 문을 열었다. 어 냄새가 근사하다. 분명 어제 오징어볶음을 맛이 없었는데... 냄새부터 달랐다.

반찬통 뚜껑을 여니 두 숟가락 남은 밥이 부족해 보인다. 밥을 더 푸고 오징어볶음을 올려 먹으려고 한 숟가락 떴다. 그 순간 밥을 더 푸지 말 것을 하며 한숨이 나왔다. 야채뿐인 오징어볶음. 어디에도 오징어가 없었다. 밥을 버릴 수도 없고 해서 야채라도 한 숟가락 떠 한입 크게 먹었다.


어~ 정말 맛있다. 오징어가 많았더라면...

아쉽다.


아침을 먹는 것에도 이렇게 많은 선택과 실망, 만족이 있다.


꼭 그 순간 나의 삶 일부분을 현미경으로 보는 것 같았다. 단 10~15분이었는데...


이렇게 조용히 천천히 나의 아침 10~15분을 바라보게 하는 이유가 꼭 나에게 글을 쓰라고 뇌와 가슴이 강요하는 메세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