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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승주 Mar 15. 2024

디스턴싱 후기, 보나님의 거리두기

디스턴싱 후기

본 매거진에서는 디스턴싱을 통해 생각과 거리를 두고 가치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

안녕하세요. 보나입니다. 저는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직장인이에요. 매일 비슷한 하루를 보내고 있지요. 저는 평소에 공상을 즐기는 편인데요. 파워 N이어서 그런지, 일하는 이유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해요.  미래 계획 세울 때를 가장 좋아하고요.


무엇보다도 저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데요. 아침마다 명상을 하고 주말마다 지난 한 주를 돌아보기도 해요. 회사에서는 심리 상담도 오래 받았는데, 상담을 다녀오고 나면 혼자 고민만 했던 주제가 정리가 돼서 좋더라고요.


최근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나는 왜 그 사이에 끼지 못할까

회사에서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게 어려울 때가 있었어요. 첫 번째 조직은 팀원 간 사이가 정말 안 좋았어요. 신입사원인 제게 매일 서로 뒷담화를 하는데, 때로는 저도 그 대상이 되기도 했어요. 그렇게 점점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어서인지, 회사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는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회사에서의 인간관계는 원래 이런 건가 보다 했죠.


그러다 부서 이동을 했는데 지금 부서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어요. 팀원끼리 서로 친하고, 사적 영역까지도 공유하더라고요. 새 업무에는 점차 적응했지만, 다른 팀원들과는 묘한 거리감이 느껴졌어요. ‘왜 나는 그 사이에 끼지 못할까?’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고 나만 빼고 친한 모습을 볼 때마다 괜히 불안해졌어요. 예전 첫 부서의 생각도 나면서요. ‘나를 뒷담화 하는 건가? 나를 싫어하나?’부터 시작해서 결국엔 ‘내가 문제인가?’ 싶은 생각도 들기 시작했죠.


여러 복잡한 생각과 함께했던 출근길


남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그래서 제 행동을 바꾸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소위 상대방이 좋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작위적인 노력을 하기 시작했어요. 친절을 베푸는 정도를 넘어 점점 상대의 눈치를 보게 되더라고요. 회의 때 다른 의견이 있어도 ‘혹시 내가 또 반대해서 나를 싫어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입을 닫은 적도 있어요.



또다시 괴로웠던 어느 날

그러던 중 이 고민이 가장 날카롭게 찾아온 날이 있었어요. 팀원들과 같이 퇴근했는데, 알고 보니 다른 사람들끼리만 저녁 모임을 가졌더라고요.


평소 저만 모르는 이야기, 이벤트들도 많았거든요. 그래서 ‘나는 왜 없었을까?’, ‘내가 어떤 잘못을 한 걸까?’, ‘내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등 온갖 생각이 나더라고요. 한 마디로 자동적 사고가 엄청나게 튀어 올랐고, 저는 거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죠.


디스턴싱이 알려준 거리두기

온갖 나쁜 생각에 휩싸여 집에 가는데, 그동안 디스턴싱에서 배웠던 것들이 생각이 났어요. 디스턴싱을 열고 그간 답변했던 활동지 내용들을 다시 하나씩 읽어 내려갔어요. 그렇게 자동적 사고로부터 다시 저를 분리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과 거리를 두고 그 영향권에서 빠져나오니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제가 경험한 것을 있는 그대로 하나하나 살펴보니 상황이 또렷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사실 제가 그날 다른 약속이 있는 걸 팀원들이 미리 알고, 제게 저녁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안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아직 상대적으론 덜 친한 제게는 저녁 모임을 선뜻 제안하기 어려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생각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상황을 직시하기


내 모습 그대로를

나아가 이제는 나와 회사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폭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요. 팀원들이 나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어쩌면 내가 먼저 벽을 두는 걸 사람들도 느껴서 일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 거죠. 그러자 마음이 조금 편해지더라고요.


나는 왜 벽을 두는 걸까에 대해 한참 생각도 해보았죠. 제가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 회사에서는 제 옷이 아닌 다른 옷을 입고 항상 긴장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니 사람들이 제게 다가오기가 힘들었던 거예요.


그래서 요즈음은 조금 내려놓고 편한 모습, 제 모습 자체로 있으려 노력 중이랍니다. 또 제가 먼저 모임을 제안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팀원들도 좋아해 주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팀원들과 정말 잘 지내고 있답니다. 저를 뺀 모임이 생기더라도 이해하게 됐어요. 요즘에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겠지’, ‘그래 둘이 더 친할 수도 있지 뭐’ 이렇게 그냥 넘겨 버려요.



편안한 나, 온전한 나

디스턴싱을 통해 편안한 나로 있는 방법을 터득했어요. 자동적 사고가 시작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깊은 아래로 빠지는 느낌이 드는데, 그때마다 나를 다시 끄집어내 온전한 나로 있게 하려고 합니다.



나도 몰랐던 내 생각과 감정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코치 선생님은 항상 제가 놓쳤거나 묵혔던 감정을 잘 캐치해주셨어요. 그리고 그동안 했던 말들을 세심히 돌아봐주시고 연관관계를 찾아주셔서, 저도 몰랐던 제 생각을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1시간에 끝나는 대면 상담과 달리 디스턴싱은 일과 중에 시간 날 때 접속해서 하기 때문에 더 자주 저를 돌아볼 수 있었던 것도 같아요. 대면상담 때 미처 놓쳤던 생각들을 디스턴싱에서는 더 깊게 고민해서 찾아

보고 답변할 수 있었거든요.



반항아가 되자!

저는 내가 편안한 상태로, 온전한 나로서, 세상이 내게 준 기회들을 즐기고 싶어요! 디스턴싱을 통해 이러한 것들이 제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어요.


다수에 흔들리지 말자고요. 순응하지 말자고요! 반항아가 되겠습니다! 편안한 온전한 상태의 나, 그런 상태가 저는 좋습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디스턴싱(Distancing) 팀을 이끌며 인지치료사와 함께 '거리두기'를 배우고 연습하는 인지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울, 불안, 무기력, 번아웃 등의 문제로 고민 중이라면, 아래에서 디스턴싱을 만나보세요.


출처: https://orwell.distancing.im/user-story/b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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