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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빙 May 11. 2021

넷플릭스의 세상에 축배를!

미르내기의 미르기 탈출기

 하이! 넷플릭스.

 브런치의 첫 시작 글로 가장 적합한 게 무엇일까 고민하다 말 그대로 넷플릭스에 대한 감사와 고마움의 인사로 시작을 해보려고 한다.


 넷플릭스, 이 녀석이 나와 만나기까지는 몇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별건 아니었다. 돈이 정기적으로 나가는 걸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나는 소비를 잘하지 않는 사람이다. 돈을 쓸 때마다 죄책감과 망설임을 느낀다.

 하지만 정작 알고 보니 '이 녀석, 내가 기다려온 게 바로 너였구나?' 하는 운명적인 만남까진 아니더라도, '이제 만나다니 아쉽다.' 하는 생각은 든다. 이제 넷플릭스는 내 노트북과 더불어 내 삶의 지분을 상당수 담당하는 소중한 아이가 되었다. 참고로 이이의 단짝인 3개월 된 노트북은 내가 무려 사 년 만에 고민하고 산 것이다. 아는 선생님 왈 ' 정말 후회하는 걸 싫어하는' 나는 장장 사, 오 년 만에 노트북을 사고, 노트북을 잠잘 때도 끼고 사는 집순이가 되었다. 물론 끼고 사는 이유의 절반은 프로젝트 과제 때문에 밤을 새웠다는 슬픈 사연도 있지만. 그러고 보면 넷플릭스는 사실 그다지 오래 기다리지도 않은 셈이었다. 아직까지 몇 년째 고민 중인 리스트에 비하면 넷플릭스는 아주 대단히 운이 좋은 녀석인 것이다. 물론 어마어마한 가격 차이가 존재했기 때문이지만...


 조심스럽게 고백하자면, 나는 미르내기다.....맨날 미르는(이 무슨 되도안되는 신조어인가)...요컨데 맨날 미루는 사람이란 거다. 애초에 '영화 리뷰를 작성 사이트를 운영해 볼까'하는 생각은 무려 대학교 일 학년 때부터 했으니까, 아니면... 초등학교 때 본 영화의 팸플릿을 오리고 붙이고 감상문을 썼을 때라고 봐야 하나? 아무튼 좋지 않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더군다나 '국어국문학과'가 아닌가.

 '4년 동안 배운 것은 짧은 말을 장황하고 있어 보이게 늘리는 기술'이라고 친구와 종종 웃으며 (진심으로) 말하는.... 우리 자랑스러운 국문학도!! 그러니까 글을 쓴다는 건... 나에겐 쉬운 일이라는 거다. 하지만 일단 쓰려고 하면 이왕이면 잘 쓰고 싶고, 그러면 또 귀찮고, 그러면 자료도 찾아야 하고, 어쩌고저쩌고....


아! 게으른 완벽주의자의 슬픈 습성이여!


 그렇게 그리스와 셰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 마냥 탄식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다. 이 무슨 없어 보이는 변명인지...햄릿이야 뭐야...



 결국 이 앞에 구구절절 쓴 말을 요약하자면,

미루기 좋아하는 뭐 뭐 씨가 이제 겨우 생각에서 행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는 것이다.

다음 본격적인 첫 글은 어제 막 새벽에 맘을 졸이면서 본 '제인도'로 시작해보려 한다.

다음 글.... 잘 쓸 수 있겠지 싶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준,


   무한한 넷플릭스의 세상에 축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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