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뽀글빠글희재씨 Jun 13. 2021

뽀글빠글 희재씨의 반려살림살이

제로 웨이스트의초보 길잡이

스텐 이야기 (프라이팬 편)

제로 웨이스트 생활을 해야지 라고 마음을 먹기 전부터, 내 살림에는 제로 웨이스트 생활이 스며들어있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환경을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아무리 주위에 외쳐도 관심 없는 사람들이 많다, 유난스럽다 별나다 재수 없다 라는 말을 듣게 되기도 하고, "지구나 지키세요" 비아냥 소리도 듣는다. 나는 왜? 이토록 제로 웨이스트와 지구 건강을 생각하느냐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그건 바로 "자연이 주는 감성" 숲과 땅이 주는 그 감성이 있다. 시골에서 자란 나는 흙을 파며, 개미 딸기를 따먹으면서 자랐다. 농사짓는 부모님 곁에서 자라면서 농산물이 얼마나 귀하게 자는지도 눈으로 보고 자랐고, 들에서 뛰어놀고 겨울산에 솔방울을 던지며 놀았던 기억이 있다. 숲이 자연이 주는 그 감성, 그 재미난 놀이를 나는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이 자연을 숲을 그리고 예쁜 지구를 아이에게도 보여주고 싶은 감성이 있다. 그래서 지구를 위해 노력하고 이걸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맞다. 이 감성이 없는 사람은 백번 소리를 질러 보아도 환경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오늘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스텐"이다. 스테인리스 "녹이 없다"는 뜻을 이 제품을 나는 진심으로 사랑한다. 스텐에 관하여 말하라고 하면 밤을 꼬박 세어도 못하지 싶다.

스텐은 앞서 말했듯이 장난을 칠 수 없다.

공정에서 모양만 변형이 있을 뿐 결과물까지 장난을 칠 수 없는 물질이다.

처음부터 스텐이고,,, 완성품까지 모양만 변형된 스텐인 것이다. 그래서 난 좋다.

서론이 길었지만 스텐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바로 '프라이팬'이다. 다들 코팅 팬이 안 좋은 건 알면서도 다른 대안이 없어서 계속 쓰시는 분이 많을 것이다.

코팅 팬을 쓸 때 씻어도 그대로 붙어있는 찌든 기름때와 음식을 할 때마다 거뭇거뭇 붙어있는 무언가, 그래서 나는 코팅 팬이 싫었다.

사고 버리고 또 사고 그럴 때마다 죄의식이 들었다. 왜? 내가 이걸 하고 있을까?

좀 더 안전하고 오래 쓰는 팬은 없는 것 일까? 그러면서 처음으로 스텐을 돌아본 계기가 되었다.


스텐 팬을 어떻게 잘 쓰냐고 많이들 묻는다.

이유는 한 가지다. 스텐 팬을 잘 길들이는 게 아니라, 내가 스텐 팬에 길이 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우리가 인연을 만들어 가고 서로 맞춰 가듯이 살림살이도 맞춰 가야 한다. 

스텐 팬에 내가 길들여지게 맞춰야 한다.

포기하지 말자. 스텐 팬을 잘 쓰는 방법은 "포기하지 말자"이다.

살림 11년 차 스텐 팬 9년 차 지금 나는 코팅 팬이 그립지도 않고 제일 우리 집에서 잘한 일이 스텐 팬 쓰는 일이었다.


스텐 요리의 가장 어려운 게 바로 "계란 프라이" 다. 

코팅 팬에서는 그냥 손쉽게 하는 계란 프라이를 스텐 팬에서는 아주 정성을 들여야 하는 요리 중의 하나이다. 

코팅 팬은 말 그대로 코팅이 되어있지만, 스텐 팬은 내가 매번 불로 코팅을 해주고 기름으로 코팅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 

유튜브나 카페에 스텐 팬을 잘 쓰는 법은 손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텐 팬에 계란 프라이 샷

반숙을 좋아하는 우리 집은 스텐 팬에 한 반숙은 정말 이지 쫄깃하고 건강하기까지 한 맛이다.

아마 

사용해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누군가는 뭐 다 똑같은 계란 프라이지,라고 말하지만,,, 우스개 소리로 우리 집 금 따님은 코팅 팬에 한 계란 프라이는 냄새난다고 먹지 않았다. 물론 3살 때 일이지만,,,, 요 쪼그마한 아이도 아는 그 맛이다.

그리고 제일은 스텐 프라이팬을 씻어서 딱 얻어 놓았을 때 빤짝임은 주부로서 포기 못한다. 뽀드득 씻을 수 있다는 그 기분은 일루 말할 수가 없다.

스텐 팬 너는 정말 뭐든지 진심인 아이이다.

스텐이 왜? 제로 웨이스트 제품일까?

바로 오래 쓰고 변형이 없다. 그리고 똑같은 제품을 1kg 태웠을 때 이산화탄소 발생률이 유리와 스텐이 눈에 띄게 낮다.

쓰레기로 돌아갈 때도 착한 제품인 것이다.

물론 집에 있는 코팅 팬을 한꺼번에 다 버리라는 것은 아니다. 

바꿀 시기가 되었을 때 스텐 프라이팬을 후보군에 올려 보라는 이야기이다. 

처음부터 잘 쓸 수는 없다. 엄청난 정보와 정성이 필요하며,,,, 많이 태워먹고 많은 신경을 써야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 스텐 팬 때문에 웃지 못할 일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 동네에는 무료 캠핑장이 있었다. 나무숲 아래 그냥 노지 캠핑장이었다. 

거기에 스텐 팬에 맛나게 끊여먹고 잠깐 텐트를 손보는 사이 70대 노인이 와서 설거지통에 담긴 내 스텐 팬을 훔쳐 가는 일이 있었다.

그때 훔쳐간 내 프라이팬 가격은 50만 원이 넘었고 눈이 뒤집힌 나는 112에 신고를 해서 경찰 아저씨도 다른 캠핑족들도 내 프라이팬 가격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물론 cctv와 블랙박스로 그 70대 노인께 내 프라이팬을 돌려받았고, 왜 훔쳐 갔냐는 질문에 스텐이 빤짝빤짝 좋아 보이고 돈이 될 것 같아서 가져왔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눈이 돌아갈 정도로 화가 났지만,,,, 지금은 우픈 이야기이다.

캠핑을 다니면서도 난 따로 코펠을 사지 않고 집에 쓰는 냄비는 2~3개 챙겨서 다녔다. 

물론 프라이팬은 필수 없다.

캠핑장에서 끊여 먹는 냄비는 정말 꿀맛이었다. 

요즘에는 바빠서 못 가지만, 글을 쓰는 지금 '캠핑 고프네' 

나의 제로 웨이스트의 마지막은 "채식"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쉽지는 않다.

대신에 습관처럼 매일 고기를 올리지 않고 1주일에 한번 상에 올리면서 아주 감사하 먹는다. 한참 크는 아이에게 고기를 끈으로 할 수 없고, 현장에서 일을 하고 돌아온 남의 편님도 풀만 내어 줄 수 없는 노릇이다.

스텐 팬의 강점은 바로 고기를 구울 때 나타난다.

스텐 팬을 잘 못쓰는 사람도 고기를 구워보면 정말 좋구나, 라는 생각이 들것이다.

지글지글 고기가 열을 머금고 맛나게 구워지면  내가 이래서 스텐 팬을 쓰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스텐 팬의 잘 쓰는 요령 중 하나는 한쪽면이 70% 익어 갈 때 뒤집어 주는 게 팁이다.

코팅 팬은 우리가 탈까 봐 자꾸 뒤집어 주는 버릇이 있다. 하지만. 스텐 팬은 그럴 필요 없이 한쪽면이 70%가량 익었다 싶을 때 뒤집어서 나머지 한쪽면도 익혀주면 된다.

한 스텐 팬을 8년 남짓 쓰고 타사 브랜드로 넘어오면서 만족감은 더욱 높았다.

나는 물건을 구매할 때 처음에 고가를 구매해서 오래 쓰자는 편이다. 그게 더 효율성이 높다 라고 생각한다. 50만 원짜리 프라이팬도 당근밭으로 가서 다른 주인 만나서 잘 사용하고 있다.

비싼 물건 내가 8년이나 쓰고 또 중고로 판매할 수 있으니, 이 또 재사용으로 제로 웨이스트에 한발 더 닿았다고 생각한다.

소비습관이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나는 배달, 로켓 배송 모른다. 하지 못한다.

매일 택배가 2~3개씩 오는 사람을 보고 나는 놀란다. 과연 매일 뭘 그렇게 시킬 게 있을까?

말만 하면 휴대폰을 들어서 주문이 가능하고, 먹고 싶다 라는 생각과 동시에 음식이 문 앞에 도착하고 아마 그런 문화 때문에 우리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보다 더 발전에 택배문화 배달문화로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나는 아이가 뭐 필요하다고 하면 문방구까지 직접 가서 사야 하고 그게 귀찮아서 소비를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꼭 이게 필요한지 물어보고, 이 제품이 쓰레기로 갈 때까지를 생각을 더 하게 된다.

그래 누군가는 지질하다고 하겠지, 택배로 오늘 쓰레기가 싫어서 오프라인 매장을 찾게 되었고, 마트에서 배달 오는 비닐 쓰레기가 싫어서 나는 재래시장을 이용한다.


남의 편님이 애정 하는 두부조림
치즈 듬뿍 넣어서 만든 김치볶음밥


금 따님 애정 하는 짜장 떡볶이
이건 내가 애정 하는 떡볶이
베이컨 말이도 스텐 팬에 가뿐히
단돈 3천 원으로 순대볶음

사람마다 소비습관이 다르고 라이프 스타일이 다르기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비에 있어서 한 번만 더 생각해 본다면 조금씩 줄일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지구를 지키고, 환경을 생각하는 일은 그렇다. 습관이 문화가 되어야 하는 게 맞다. 한참 제로 웨이스트라는 문화가 유행처럼 번졌고, 미니멀 라이프도 안 그랬던가?

글을 쓰는 지금도 제로 웨이스트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있고, 내 글이 발행될 때쯤은 또 어떤 문화로 바뀌어 있을지 궁금하다.

스텐 프라이팬은 오래 쓴다. 질리지 않으면,, 그리고 냄비 역할도 거뜬하게 해 준다. 

누구나 나는 못써? 무슨 계란 프라이를 그렇게 정성 들여해야 해?라고 말하면 할 말은 없지만,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우리 가족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한번쯤은 도전해 볼 수 있는 일이라 생각이 든다. 


스텐 프라이팬 하고 친해지기 올해 목표로 삼아보면 어떨까??

작가의 이전글 뽀글빠글 희재씨의 반려살림살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