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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사와동화 Mar 29. 2024

전구 사냥꾼 티모,
도서관을 훔친 아이

두 권 다 '알프레드 고메스 세르다' 작품이다.


『전구 사냥꾼 티모』

알프레드 고메스 세르다(지은이), 이형진(그림), 나송주(옮긴이) | 주니어중앙 | 2007년 12월


티모는 전구를 깨고 다닌다. 그리고 전구 사냥꾼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티모는 관심을 끌고 싶고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어 사고를 친다. 지난 번 학교에서는 같은 반 아이를 때려 전학을 왔고, 친구들과는 어울릴 줄도 모르며, 걸핏하면 수업을 빼 먹고 시내 탐방에 나선다. 

그러던 어느 날 티모는 삼촌에게 유명한 축구선수 티모테오의 사인이 새겨진 축구공을 선물받는다. 마음속으로는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하고 싶지만, 두 살 많은 형들을 실컷 두들겨 준 다음부터 아이들은 티모의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티모도 감히 친구들과 함께 놀자는 말을 꺼내지 못한다. 하지만 축구공이 지붕에 올라가고 그것을 꺼내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티모. 친구가 생기고, 선생님의 관심을 받으며, 부모님과의 대화를 시도한 뒤로는 축구공을 잃어버리는 것도, 전구 사냥에 실패하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도서관을 훔친 아이』

알프레드 고메스 세르다(지은이), 클로이(그림), 김정하(옮긴이) | 풀빛미디어 | 2018년 4월     


카밀로는 도둑이 꿈이지만 자신이 책을 훔친 걸 알고도 봐준 사서 선생님 덕분에 책은 훔치지 않겠다고 마음 먹은 아이다. 희망은 조금 엿보이지만 얼마나 더 나아질까, 조마조마하다. 

삶에 지친 엄마, 술을 사오라고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주변에 거의 그런 사람들이 사는데. 그 밑에서 카밀로는 어디까지 이를 수 있을까.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부모의 태도가 아이의 방향을 정한다. 다른 책 『프런트 데스크』의 부모는 자유를 찾아, 자녀의 미래를 위해 미국행을 감행했고 성실하게 삶에 임한다. 더군다나 아이가 적극적이며 문제 해결을 하고 좀더 나아지려 한다. 아이의 미래는 잘 되리라 예상할 수 있다.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없다면...그 아이는 어떻게 될까...


다행히 티모에게는 매일 와 있어도 뭐라 하지 않는 수위 아저씨가 있었고 기꺼이 도움을 주는 친구들이 있었다. 티모는 마르타가 일기를 쓴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도 메모지에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 비밀을 마르타와 공유하고 싶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좋은 것을 따라히는 티모라니...사랑스러우면서도 안심이 된다. 티모는 아직 어리다. 충분히 변할 것이다.


카밀로에게는 늘 함께하며 바른 말을 하는 친구 안드레스가 있다. 카밀로가 집에서 가출하자 친구 안드레스는 은신처에까지 찾아온다. 도둑이 되면 안 된다고 하면서도 항상 같이한다. 안드레스 같은 친구가 늘 곁을 지키고 카밀로가 책을 훔친 걸 모른 척해주는 사서 선생님 같은 사람을 계속 만난다면 카밀로는 도둑의 꿈을 접고 더 나은 길로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처음 만난 자유』,『전구 사냥꾼 티모』,『도서관을 훔친 아이』이 3권 책의 주인공은 모두 세상에서 문제아라고 보는 아이들이다. 알프레도 고메스 세르다라는 작가는 어둡고 거친 마음의 본질을 잘 아는구나, 생각되었다. 어른의 생각이 끼어들지 않으며 오로지 아이와 청소년의 입장에 서 있다. 배울 지점이다. 

     

포인트 지수가 낮은 걸 보니 우리나라에서 많이 팔리지는 않은 모양이다. 인터넷 서점에서 보니 『처음 만난 자유』는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다고 나온다. 아쉽다.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좋겠다. 

하지만...나도 도서관에서 빌려봤으니 이런 말할 자격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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