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늘바라기 Mar 19. 2022

만남은 맛남이다



만남은 맛남이다. 

누구든 일생에 잊을 수 없는 몇 번의 맛난 만남을 갖는다. 

맛난 만남을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고 외손 바닥으로 소리를 짝짝 낼 수 없으니 말이다. 

허나 어떤 준비도 되지 않았던 나는 

조선 지식인들을 만났다.

비밀스러운 책방에서 말이다. 


'미쳐야 미친다'라는 이름으로 한 권의 책 안에

비밀스럽지 않은 조선 지식인들이 숨어 있었다. 


그들은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 했다. 

광기로 비칠만한 정신의 뼈대를 세우고

미친 듯이 몰두하여 남이 미치지 못할 경지에 도달한 조선 지식인들이다.  


그들의 내면을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며

그들의 뒷 이야기에 웃음 짓고,

그들의 일화에 감동받고,

그들의 필력에 주눅 들고,

그들의 인간다움에 동감하고,

그들의 통찰력에 섬뜩해하며,


미친 듯 자기 분야에 최고의 경지에 이른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위인전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그들의 뒷 이야기는 

감동을 주기보다는 

인간적으로 다가와 연민을 불러일으켰다. 


서리를 아랑곳 않고 꽃을 피울 준비를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불광 불급에 이른 사람들을 훔쳐보았으니

난 무엇에 미칠 것인지

따스한 햇살 아래 찰란 한 꽃들의 날리기 전 

한 권의 책으로 

힘을 얻는다. 








작가의 이전글 "아줌마! 우리 이사 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