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고층건물의 꼭대기층까지 올라가는 꿈을 자주 꾼다.
꿈 속의 나는 대체로 꼭대기층까지 올라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어제 꾼 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층수 버튼이 121층과 235층 뿐이었다.
나는 거기까지 올라갈 생각이 없는데? 12층 정도까지만 가면 되는데 나는...?
고민하는 사이 엘리베이터가 멋대로 부웅 올라 꼭대기층에 도착해버렸다.
겁먹은 채 우왕좌왕하다가 비상구로 달려가 문을 열었는데 그 안에는 계단 대신 리프트카가 있었다.
아쉬운 대로 그걸 타고 12층을 향해 부우웅 내려갔다.
내려갈 때는 그다지 무섭지 않다. 어서 12층으로 안전히 도착하기만을 바랄 뿐.
저 앞에 12층 비상구가 보인다. 리프트카 레일은 그 비상구 너머 안전한 곳으로 뻗어있다.
근데, 리프트카가 너무 커서 비상구문을 통과할 수가 없다.
나는 또 거기에 오도가도 못한 채 갇힌 상태가 되었다.
아. 나는 1층으로 갈 수 없겠구나. 무기력함이 밀려온다.
그 순간 잠에서 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