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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e Oct 11. 2024

위로

마음의 공간이 필요할 때

왜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여러 가지 감정을 가지게 되었을까? 그리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왜 감정을 소비하는 걸까? 집단 그리고 개인의 삶을 영위해 나가는 곳에는 인간관계라는 어렵고도 복잡한 그물망 같은 것이 존재하며 그것이 때론 각자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나는 살면서 언제 누군가의 위로가 가장 필요했을까? 생각해 보니 늘 피곤한 몸과 과부하 된 뇌가 문제를 일으킬 때였던 것 같다. 어떤 일이든 내게 맡겨지면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마음이 더 앞서서 좋아하는 일을 찾기보단 해내어야 한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날을 살았다. 


며칠 전 지친 몸으로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통의  디엠을 받았다. 그날은 나의 자존감이 바닥을 치려는 순간을 겨우 잠재운 날이었다. 문자의 내용은 나를 생각해서 보낸 문자라고 착각한 친구의 메시지였다. 


예술인으로 살아간다는 건 때론 누군가의 위로만이 필요한 날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나는 직업인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위치인건 인정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지적을 받아가며 일을 해야 하는 직업군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밖으로 나가 일을 하다 보면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때로는 그들과 사업을 하는 사람들처럼 협상을 해야 하는 일도 있다. 성인이 되면 인생의 모든 일을 척척해내는 사람이 될 거 꺼라는 생각은 매우 어리석은 생각임을 알았다. 50대가 된 나는 아직도 많은 일들을 잘 해내지 못하고 있다. 중요한 일들을 가끔 미루는 일보다 여전히 미루는 게으름의 소유자로 살고 있다. 그러나 나를 심하게 탓하거나 질책하지는 않는다. 내가 나를 데리고 끝까지 잘 살려면 나랑 싸우지 말고 미워하지도 말고 다정한 친구로 사는 편이 낫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날은 내 마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면 된다. 채우기만 하면 결국 공간은 생기지 않는다. 그 공간은 여유가 되고 여유는 내 마음의 틈이 되고 틈이 있어야 유연하게 내 성장의 탑도 잘 쌓을 수 있을 거다. 오늘도 토닥토닥 나를 안아주며 위로의 말을 해 본다. 

그러려니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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