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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엔디 Nov 22. 2024

시작을 위한 기다림

지나온 시작을 기억하며

  손수건을 왼쪽 가슴에 달고 1학년이 되었습니다. 첫 수업은 색칠하기 시간입니다. 종합장을 접었다 펴서 4칸으로 만든 후, 4가지 색을 칠합니다. 선생님이 잘했다고 칭찬을 해 줍니다. 와~  


  인생 처음으로 시험을 통과해서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첫 과제는 학교에서 나눠 준 사자성어를 외우는 일입니다.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는 학교라서 그런지 한자(漢字) 공부부터 시킵니다. 헐~  


  대학교 건축공학과 첫 과제는 전지(全紙)에 연필로 1 밀리미터 간격의 선(線)을 프리핸드로 가득 채워 제출하는 것입니다.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밤을 새워 작성합니다. 그래도 원하는 학과에 들어갔으니 그저 자랑스럽습니다. 훗!  


  휴학을 하고 논산훈련소로 입대를 했습니다. 갓 들어온 신병인지라 군복조차 지급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신체검사를 마친 후 일(?)을 시킵니다. 10분을 걸어가서 도착한 곳은 쓰레기장입니다. 간밤에 살짝 내린 비에 바닥이 진흙탕입니다. 맨손으로 쓰레기를 담는 일을 시키는데 영화 빠삐용의 노역장면이 떠오릅니다. 흑.  


  건축설계사무소에 첫 입사 후, 우드락으로 대지모형(Contour)을 제작하는 업무를 맡았습니다. 건물모형도 아니고 등고선을 이용해서 땅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커터칼에 손가락을 베였던 것이 모진 풍파(?)를 겪기 시작하는 죽음의 서막이란 걸 모른 채 말이죠. 휴~

  



고전 15:35-49 (새 번역)

35. 그러나 "죽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나며, 그들은 어떤 몸으로 옵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36. 어리석은 사람이여! 그대가 뿌리는 씨는 죽지 않고서는 살아나지 못합니다. 37. 그리고 그대가 뿌리는 것은 장차 생겨날 몸 그 자체가 아닙니다. 밀이든지 그 밖에 어떤 곡식이든지, 다만 씨앗을 뿌리는 것입니다. 38.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원하시는 대로, 그 씨앗에 몸을 주시고, 그 하나하나의 씨앗에 각기 고유한 몸을 주십니다. 39. 모든 살이 똑같은 살은 아닙니다. 사람의 살도 있고, 짐승의 살도 있고, 새의 살도 있고, 물고기의 살도 있습니다. 40. 하늘에 속한 몸도 있고, 땅에 속한 몸도 있습니다. 하늘에 속한 몸들의 영광과 땅에 속한 몸들의 영광이 저마다 다릅니다. 41. 해의 영광이 다르고, 달의 영광이 다르고, 별들의 영광이 다릅니다. 별마다 영광이 다릅니다. 42. 죽은 사람들의 부활도 이와 같습니다. 썩을 것으로 심는데, 썩지 않을 것으로 살아납니다. 43. 비천한 것으로 심는데, 영광스러운 것으로 살아납니다. 약한 것으로 심는데, 강한 것으로 살아납니다. 44. 자연적인 몸으로 심는데, 신령한 몸으로 살아납니다. 자연적인 몸이 있으면, 신령한 몸도 있습니다. 45. 성경에 "첫 사람 아담은 산 영이 되었다"라고 기록한 바와 같이, 마지막 아담은 생명을 주시는 영이 되셨습니다. 46. 그러나 신령한 것이 먼저가 아닙니다. 자연적인 것이 먼저요, 그 다음이 신령한 것입니다. 47. 첫 사람은 땅에서 났으므로 흙으로 되어 있지만, 둘째 사람은 하늘에서 났습니다. 48. 흙으로 빚은 그 사람과 같이, 흙으로 되어 있는 사람들이 그러하고, 하늘에 속한 그분과 같이, 하늘에 속한 사람들이 그러합니다. 49. 흙으로 빚은 그 사람의 형상을 우리가 입은 것과 같이, 우리는 또한 하늘에 속한 그분의 형상을 입을 것입니다.


  칠흑 같은 밤이 지나고 새벽이 밝아오면 새로운 날이 시작됩니다. 고통과 질고가, 그리고 슬픔과 괴로움이 힘을 잃고 사라져 갈 때, 눈을 들어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봅니다. 잠자는 자의 첫 열매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처럼 어느 날 홀연히 변화하여 신령한 몸으로 다시 부활할 것을 믿습니다.


  이 세상의 삶이 다 지난 후, 내가 처음 경험하게 될 ‘신령한 몸’이 새삼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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