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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잡담 Jan 27. 2023

시공간의 이동


3차원의 세계

우리는 삼차원의 세계에 살고 있다. 삼차원의 세계란 지금 내가 있는 곳을 xyz 축으로 표현 할 수 있고 나의 의지대로 xyz의 공간 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간에서 벗어나 (더 넓은 공간에서도) 나의 위치를 위도와 경도 (+고도 대부분 지면에 붙어 있긴 하지만)로 설명할 수 있기에 우리는 삼차원의 세계에 살고 있다. 여기에 시간이라는 축이 하나 더해지면 4차원이 되는것인데 우리는 그 시간을 통제 할 수 없기에 3차원에 머무르게 된다. 하지만 시간 또한 나의 의지로 움직이거나 조정 할 수 있다면 우리는 4차원의 세계로 나아 갈 수 있다. 허나 아직까지 인간은 그 시간을 조정하거나 통제 할 수 없기에 3차원에 살고 있는 것이다.

@ 3차원의 공간 여기에 시간이라느 축이 고정되어 있다



1231 오후 12 00

드디어 프랑스 파리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10j는 오른쪽 창가 쪽 좌석이었다. 저 작은 의자가 나를 프랑스로 인도할 것이다. 자리에 앉자 안전밸트를 매고 찬찬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2번의 날 숨 사이로 아직 파리에 간다고 말 못 한 지인들에게 약간의 미안함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시간은 저만치 뒤로 가 있었다. 1주일 전에 내린 눈이 아직 다 녹지 않아 창밖 풍경은 눈부셨다. 핸드폰을 비행기 모드를 바꾸는 순간 이제 더 이상 여기에 미련을 갖지 않아야 한다고 다짐한다. ‘윙윙’ 혹은 ‘웡웡’. 아직 이륙 전 이지만 시끄러운 엔진 소리를 사이에 두고 먹먹히 서울은 멀어져갔다. 창밖 풍경이 뒤로 흐르며 온몸의 세포가 조금이라도 더 한국에 있으려 땅으로 쏠린 찰나 그러던지 말던지 10j 의자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사뿐히 하늘로 뛰어올랐다. 나도 모르게 그녀와 맞잡은 왼손에 힘이 들어갔다. 무서워서도 아니고 슬퍼서도 아니다. 다만 이제 ‘요이 땅’이라는  무언은 사인 정도라 해두자, 그녀는 모른척 지그시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그녀 역시 뭔가를 다짐했거나 뭔가를 응원하고 있었을 것이다.


출발 시간 12시 15분. 파리까지는 14시간이 걸린다는 기장의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파리 샤드골공항에 도착 시간은 31일 오후 6시. 14시간을 비행하지만, 시차 때문에 우린 6간 만에 파리에 도착한 셈이 된다. 잠이 오지 않는다. 세 번째 와인을 손에 쥐고 엄청난 중력과 싸우고 있지만 눈을 감을 수는 없었다.


그러는 사이 한국 시각으로 2023년이 밝았다. 그럼 우리는 새해를 맞이 한 건가? 지금 우리는 한국에 없고 동유럽 어디쯤 있는데 새해는 온 것일까? 비행기가 이륙한 순간부터 우리의 시간은 느리게 가고 있을까? 대부분 승객은 잠들어 있었고, 10,972m의 하늘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여긴 삼차원인가 사차원인가? ‘윙윙’거리는 소리만이 가냘프게 한국과 이어져 있는듯 했다.



1231 오후 6 18분 우리는 파리에 왔다

그리고 약 5시간 40분 뒤 파리 어딘가에서 다시 혹은 처음으로 2023년을 맞이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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